30일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개최국 프랑스를 꺾으며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팀 합계 1위를 차지한 뒤 8강전, 4강전, 결승전까지 3세트 만에 상대를 물리치는 완벽한 경기를 본 네티즌들은 남자 양궁 대표팀의 경기 명장면을 ‘밈’으로 만들며 즐기고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성인이 된 김제덕(20‧예천군청)의 우렁찬 ‘파이팅’ 소리다. 김제덕은 2021년 열렸던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트레이드 마크인 ‘이우석 파이팅!’ ‘김우진 파이팅!’을 연달아 외쳤다. 10점을 쏘고 난 뒤에는 상대 팀을 바라보면서 포효했다.
온라인에서는 8강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을 향해 포효하는 김제덕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애써 김제덕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듯한 일본 선수의 표정과 묘한 대비가 어우러져 더욱 웃음을 자아낸다. 네티즌들은 “아군이라 다행이다” “진짜 전쟁 중이냐?” “김제덕 모습이 어제 한국양궁 경기 모든 걸 말해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에서는 “분명 얌전해지라고 양궁부에 들어갔는데…”라며 재밌어하는 반응들도 나왔다. 경북일고 황효진 코치는 2021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제덕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원리원칙도 많이 따지고, 친구들이랑 장난도 많이 쳤다”며 “학교 선생님이 양궁장에 가서 좀 침착함을 배워보라고 보냈는데 1년 반 만인가, 전국대회 금메달을 다 휩쓸었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침착해지라고 양궁시켰는데 양궁장에서 소리 지르고 있네. 그런데 심박수는 80bpm” “바둑학원에 산만한 아이들이 많은 이유” 등의 댓글을 달았다.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을 받기 전 모습도 화제가 됐다. 한 네티즌은 X(옛 트위터)에 “우리나라 선수들 금메달 받기 전에 나란히 손잡고 흔드는 거 귀엽다”며 짧은 영상을 올렸다. 은메달과 동메달 수여가 끝난 후, 한국 대표팀은 자신들의 이름이 호명되기 전 시상대에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세 사람은 박자에 맞춰 동시에 손을 앞뒤로 흔들며 시상대에 오르기를 기다렸다. 이 모습은 3만명 이상에게 ‘좋아요’를 받았다.
네티즌들은 “센터가 무게감 잡아주는 것까지 완벽하다” “이모티콘들 같다” “진짜 귀엽다”며 흐뭇한 반응을 보였다.
올림픽 시즌만 되면 회자되는 유서 깊은 ‘밈’도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애국가 가사를 활용해 ‘한국 양궁이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 유머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부분을 “하느님이 BOW(활)를 하사(下賜)해 우리나라만 세다”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시작한 이 밈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국 양궁이 남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모두 따자 다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한국 선수들의 남자 양궁 개인전은 30일 오후 9시 36분(한국시각) 김우진과 마야데 이스라엘(차드)의 32강전으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