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예선 속사부문에서 김예지가 사격을 마치고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샤토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퇴장마저 극적이었다. 사격 선수 김예지(32·임실군청)가 주 종목인 25m 권총 본선에서 0점 한 발을 쏴 결선 진출에 실패해 올림픽 무대에서 아쉽게 퇴장했다. 그는 경기 후 “빅이벤트를 선사하는 바람에 여러분들의 실망감이 컸을 것”이라는 소감을 밝히며 다음 올림픽을 기약했다.

김예지는 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5m 권총 본선에서 600점 만점에 575점을 기록해 40명의 선수 중 27위에 그쳤다. 속사에서 한 발의 실수가 결정적이었다. 순항하던 김예지는 완사와 속사 30발씩 총 60발을 쏘는 본선에서 속사 11번째 발, 전체 41번째 발에 0점을 쐈다.

실제로 0점을 쏜 것은 아니라 3초 내로 사격을 마치지 못해 0점으로 처리됐다. 25m 권총 속사는 표적이 나타나면 3초 내로 사격을 마쳐야 한다. 3초 뒤에는 표적이 사라졌다가 7초 뒤에 다시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예지가 0점을 쏜 25m 권총 본선 급사 표적지. /파리올림픽 마이인포 캡처.

김예지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글을 남겼다. 그는 “우선 여러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많이 기대하고 응원해주셨을 텐데 ‘빅이벤트’를 선사하는 바람에 여러분의 실망이 커졌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따뜻한 응원과 관심 정말 감사했다”라며 “이제 LA 올림픽을 다시 준비할 생각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그때는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공기권총 10m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수확한 그는 파리 올림픽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경기 영상이 덩달아 소환되며 소셜미디어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냉철한 태도, 무심한 표정으로 표적지를 겨냥하는 김예지의 아우라에 X(옛 트위터) 소유주 일론 머스크마저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 연기는 필요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김예지는 머스크의 제안에 “내게 이런 일이 생겨서 믿을 수 없고, 대단한 영광이다. 2일과 3일에 경기가 있으니 한 번 보러 오겠느냐”고 화답했다.

주종목에서 본선 탈락하며 아쉽게 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한 김예지는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