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격 대표팀 조영재가 5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은메달을 확정지은 후 기뻐하고 있다./뉴스1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에 출전한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올림픽 첫 출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사상 첫 메달을 따내는 값진 성과를 올렸다. 또다시 메달을 확보한 대한민국 사격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따내며 역대 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을 달성했다.

5일 프랑스 샤토루 사격장에서 열린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조영재는 세계 최강자인 중국 리웨홍과 금메달 결졍전 끝에 은메달을 따냈다. 속사권총은 결선에서 4초 이내에 25m 거리 표적 5개에 각 1발씩 5발을 쏘아 1발당 표적 9.7점 이상을 맞추면 1점, 9.7점 아래면 0점을 얻는다. 스피드와 정확성을 모두 갖춰야 하는 고난도 종목. 한 시리즈에서 최대 5점을 얻을 수 있다.

대한민국 사격 대표팀 조영재가 5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은메달을 확정지은 후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뉴스1

전날 조영재는 본선에서 600점 만점 중 586점으로 29명 중 4위로 6명이 출전하는 결선에 올랐다. 이날 열린 결선에서 조영재는 1시리즈(첫 5발)에서 3점을 쏘며 4위로 출발했다. 2시리즈에서도 3발을 맞추며 총점 6점으로 4위, 1위권과 2점 차를 유지했다.

3시리즈에서 조영재는 5발 만발을 기록하며 11점으로 단숨에 전체 2위로 올라섰다. 첫번째 탈락자가 나오는 4시리즈에서 다른 선수들이 2~3발로 흔들릴 떄 조영재는 5발 중 4발을 적중시키며 단숨에 총점 15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탈리아 마시모 스피넬라가 6위로 결선 첫번째 탈락자가 됐다.

이어진 5시리즈에서도 조영재는 4발을 적중하며 19점으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5시리즈에서 2발 명중에 그친 5위 우크라니아 코로스틸로프가 탈락했다.

4명만 남은 6시리즈. 중국 왕쉰제, 리웨충, 독일의 플로리안 페터와 메달권 경쟁에 들어갔다. 왕쉰제가 3점으로 20점, 페터가 2점으로 20점으로 공동 3위로 처졌지만 세계신기록 보유자 리웨홍이 5발 만점을 기록하며 23점으로 치고 올라왔다. 조영재가 조금 긴장한 듯 2발을 맞추며 21점 2위로 동메달을 확보했다.

대한민국 사격 대표팀 조영재가 5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사격을 준비하고 있다. 흰색 동그라미 다섯개는 속사 사격 5발 중 5발을 다 맞췄다는 것을 의미한다./뉴스1

동메달을 가리는 7시리즈에서 조영재는 페터와의 슛오프에서 승리해 올라온 중국 왕쉰제, 세계 최강자 리웨홍과 나란히 사대에 섰다. 20점인 왕쉰제가 3발 명중, 23점인 리웨홍이 4점으로 각각 23점과 27점을 기록했다. 21점인 조영재가 3발을 맞추며 24점으로 왕쉔제를 밀어내며 결선에 진출했다.

1위 리웨홍과 3점 차로 오른 결선. 먼저 사격한 리웨홍이 5발을 모두 명중하며 조영재의 사격 결과와 무관하게 금메달을 확정했고, 조영재의 은메달이 확정됐다. 이미 결과가 정해진 마지막 시리즈에서 조영재는 1발을 맞추며 머쓱하게 웃어보였지만, 대한민국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리스트가 탄생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에 우리나라는 1960 로마 올림픽 때부터 8번 출전했는데, 단 한 번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9번째 출전인 이번에 조영재가 첫 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사격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국군체육부대 소속 병장인 조영재는 오는 9월 19일 만기 전역을 한달 여 앞두고 올림픽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초등학교 6학년 2학기때 우연히 사격하던 아는 형을 따라갔다가 사격에 입문한 조영재는 한번 시작하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성미다.

부모님이 거듭 사격을 말렸지만 고집을 부려 기어코 사격 선수가 됐단다. 그 성미대로 올림픽 전 “한번 시작한 선수생활인데 정상을 찍어보고 싶다. 세계 최고의 사격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포부는 허언이 아니었음을 올림픽 무대에서 증명했다. 조영재는 “올림픽이 끝나면 할머니 댁에 가족, 친척 모두 모여서 고기 구워 먹으며 놀고 싶다”고 밝혔다. 또 “한국 사격은 앞으로 계속 이렇게 메달이 나올 것”이라며 “저도 사격은 몸이 망가지기 전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