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이달고(65) 프랑스 파리시장은 6일(현지 시각)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 논란과 관련해 “반동파와 극우주의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에 우리를 가두려는 자들은 꺼져라(fuck)”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달고 시장은 이날 공개된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파리는 모든 자유의 도시이며, LGBTQI+(동성애·양성애·성전환자 등 성소수자를 아우르는 표현)의 피난처이자,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사는 도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달고 시장은 “이번 대회와 개막식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이에 의해 극우의 메시지는 무너졌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 놀라운 도시에는 감탄과 증오가 모두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프랑스에서 극우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파리 올림픽은) 희망을 제시했다”며 “엄청나게 긍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빗댄 공연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성인의 후광(後光)을 상징하는 듯한 왕관을 쓴 여성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여장 남성 모델(드랙 퀸)들이 늘어선 것을 보고 가톨릭과 보수적 기독교단은 “(예수의) 최후의 만찬을 흉내 낸 신성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만약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유감스럽다”며 “공동체의 ‘톨레랑스’(관용) 정신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어떤 종교계든 무시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사과했다.
이달고 시장은 파리시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이자 프랑스 좌파 정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다. 2014년 사회당 후보로 임기 6년의 파리 시장 선거에 나서 당선됐고, 재선해 2026년까지 임기다. 2022년 프랑스 대선에 사회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스페인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두 살 때 프랑스에 옮겨왔다. 이민과 여성·소수자 인권, 환경 정책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