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지난 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리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을 딴 안세영(22·삼성생명)이 “협회의 선수 관리 소홀에 실망해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밝힌 후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과거 국제대회 출장 시 임원진은 비즈니스 항공권을 이용하고,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에 태웠던 사실까지 언급되며 협회가 선수 관리를 미흡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협회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전 집행부 시기였던 2018년 일부 임원이 국제 대회 파견 시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적이 있고, 그해 아시안게임 때 부회장급 이상이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질타를 받은 게 사실”이라면서 “현재 여비 규정은 회장·부회장이 해외 출장 시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지만, 현 집행부 임기가 시작된 2021년부터 이번 파리 올림픽까지 대부분 이코노미석을 탔다. 아낀 예산을 선수단 훈련비에 추가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는 이코노미석을 태우고 임원진만 비즈니스석을 탄 것은 이전 집행부 때의 일이고, 현 임원진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등 국제 기구가 항공권을 제공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이코노미석을 탔다는 것이다. 배드민턴협회는 지난 7일에도 A4용지 10쪽짜리 보도자료를 통해 부상 방치 논란·안세영 전담 트레이너 재계약 문제·개인 자격 국제대회 출전 등 쟁점에 대해 협회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

협회는 보도자료와 함께 이번 파리 올림픽 출장 시 대표팀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 협회 임직원이 어떤 항공기 좌석을 이용했는지, 그에 대한 비용 부담은 누가 했는지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은 대한체육회가 이코노미 항공권을 지원했으며, 트레이너와 협회 임직원들은 협회 비용으로 이코노미 항공권을 구매했다.

여기에 김학균 총감독은 개인 마일리지를 사용해 왕복 좌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했고, 한모 코치는 파리행 좌석을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했다. 선수 중에선 삼성생명 배드민턴단 소속 안세영·서승재·강민혁·김원호가 소속 팀 지원으로 좌석을 비즈니스로 올렸다. 김소영·공희용·채유정은 개인 마일리지 혹은 돈을 써서 좌석을 업그레이드 했다. 김택규 협회 회장을 포함해 협회 임직원 중 비즈니스 좌석에 탄 사람은 없었다.

협회는 2021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임원진이 각종 국제 대회·국제 회의에 참가할 때 이용한 항공권 현황도 공개했다. 외부 기관에서 항공권을 제공한 경우를 제외하고 선수단과 동행하는 해외 출장에는 이코노미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