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리 코치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전에서 경기장에 올라와 심판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심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가 진행 중인 코트에 뛰어들어 화제가 된 한국 태권도 대표팀의 오혜리(36) 코치가 “뒷일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혜리 코치는 이번 일로 세계태권도연맹(WT)의 경고를 받았다.

오혜리 코치는 9일(현지 시각)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서건우의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후 취재진을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 “심판 대신 기술 담당 대표에게 말해야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뒷일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며 “그대로 끝나면 뭘 해도 뒤집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코치는 “내가 사과해야 한다”면서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뭐든지 해야 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건우는 오혜리 코치의 항의로 판정이 번복돼 16강전을 통과했지만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하며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고 아쉽게 올림픽을 마쳤다.

아쉬움에 눈시울이 붉어진 오혜리 코치는 “건우가 정말,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며 “좋아하는 콜라도 끊고, 탄산수를 먹이면서 운동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오혜리 코치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전에서 팔로 X자를 그리며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서건우는 9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급 16강전에서 칠레의 호아킨 추르칠을 상대로 라운드 점수 2-1로 승리했다.

추르칠에 1라운드를 내준 서건우는 2라운드를 13초 남긴 상황에서 7대 15로 크게 뒤지고 있었다. 이때 서건우는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회전 공격으로 11대 16까지 따라붙었고, 단 1초를 남겨두고 또 한 번의 회전 공격과 상대 감점으로 비디오 판독 끝에 16대 16 동점까지 만들었다.

동점일 때는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서건우는 2번, 마르티네스는 1번의 회전 공격을 성공시켰다. 중계진에서도 “서건우 선수가 테크니컬한 공격이 많이 들어갔기에 2라운드 승리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나 긴 판독 끝에 주심은 난데없이 추르칠의 손을 들어줬다. 이때 오혜진 코치가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와 주심에게 항의했고, 판독석을 향해 양손으로 엑스(X)를 그리고 손을 내저으며 오심이라는 점을 강력 어필했다. 잠시 후 심판이 판정을 번복하면서 서건우가 2라운드를 가져왔고, 서건우는 3라운드에서도 승리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편 오혜리 코치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 금메달리스트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태권도 국가대표팀 코치에 발탁됐으며,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체육학과 교수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