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도 넘고 자신도 한 번 더 넘어섰다. 시드니 매클로플린(25·미국)이 여섯 번째로 자신의 세계 기록을 넘어서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매클로플린은 8일(현지 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여자 400m 허들 결선에서 50초37 기록으로 우승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10m가량 앞서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독주 쇼’에 가까웠다. 200m를 통과하는 지점부터 점점 앞서나가기 시작해 마치 가젤처럼 성큼성큼 뛰어갔고, 지난달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이 세운 50초65 세계 기록을 0.28초 단축했다. 매클로플린에 이어 2위로 들어온 애나 코크럴(27·미국)도 51초87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시드니 매클로플린(미국)이 8일(현지 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육상 400m 허들 결선에서 세계 최고 기록인 50초37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따낸 뒤 티아라(작은 왕관)를 쓰고 성조기를 등 뒤로 들며 자축하고 있다. 티아라는 매클로플린의 시누이가 준비해 가져왔다. /AP 연합뉴스

여자 400m 허들은 매클로플린과 펨커 볼(24·네덜란드)의 맞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볼은 지난 3월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여자 400m 결선에서 49초17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매클로플린 아성에 도전할 선수로 꼽혔다. 이번 올림픽 혼성 1600m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로 달려 미국과 영국을 제치고 나가 고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400m 허들 본인 최고 기록은 50초59. 그러나 이날 볼은 결승선을 100여m 남겨두고 속력이 떨어지며 멀어지는 매클로플린 등만 바라봤다. 기록은 52초15.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매클로플린은 400m 허들에서 52초와 51초 벽을 모두 깬 최초 여자 선수다. 이 종목 역대 최고 기록 1∼10위 중 매클로플린이 6개를 갖고 있다. 2021년 6월 51.9초 기록으로 52초 벽을 깼고 2021년 8월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51초46으로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다시 한번 넘어섰다.

경기 뒤 매클로플린은 “400m 허들이 기록을 단축해 나가며 인기를 얻는 건 기쁜 일이다. 코크럴, 볼 등과 경쟁하게 돼 긴장했지만, 그 긴장감을 동력으로 삼아 좋은 기록을 냈다. 조금 더 빠른 기록이 나오길 바랐는데, 중간 허들을 넘을 때 좀 더 깔끔하게 뛸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개선할 부분은 있다. 49초대 진입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분명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날인) 7일이 내 생일이었다. 마침 가족이 파리에 와 있으니, 생일 파티를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매클로플린은 아버지 윌리 매클로플린이 1984 LA 올림픽 400m 미국 대표, 어머니 메리와 언니 모건과 오빠 테일러 역시 육상 선수인 육상 가족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고등학교 재학 중인 만 16세 나이로 출전, 당시 기준 역대 최연소 미국 육상 올림픽 출전 선수 기록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