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우(21·4위)가 한국 태권도의 ‘마의 체급’으로 불리는 80kg급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서건우는 9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남자 8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에디 흐르니치(덴마크·27위)에 0대2(2-15 8-11)로 무릎을 꿇었다.
서건우는 1라운드에서 흐르니치에 몸통 공격을 연속 허용하며 0-6으로 뒤졌다. 흐르니치의 연이은 감점으로 2-6. 서건우는 계속 점수를 잃으면서 1라운드를 힘없이 2-15로 내줬다.
서건우는 2라운드에서도 먼저 실점을 허용했다. 몸통 공격을 연이어 맞으며 0-4. 1분45초를 남기고 얼굴 공격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난타전이 벌어지면서 5-8이 됐다. 6-8까지 따라간 서건우는 상대에 공격을 허용하면서 2라운드도 8-11로 패했다.
서건우는 남자 80kg급 첫 메달을 노렸지만, 불발됐다. 한국은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80㎏급에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한국은 초반 4대회에선 한 국가에서 남녀 2체급씩만 출전을 허가하는 조항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80kg급엔 선수를 내보내지 않았고, 그 제한이 풀린 리우·도쿄 대회에서도 랭킹 5위 안에 드는 선수가 없어 나서지 못했다.
서건우는 이번 대회에서 하마터면 16강전에서 짐을 쌀 뻔 했다. 호아킨 추르칠(칠레·24위)을 상대로 벼랑끝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1라운드를 6-8로 내준 서건우는 2라운드에서도 종료 34초 전까지 6-15로 밀렸다. 막판 공격을 퍼부은 서건우의 뒤차기가 적중하며 16-16이 된 상황에서 심판진은 추르칠의 승리를 선언했다.
이에 서건우가 심판에 항의했고, 오혜리 대표팀 코치까지 매트로 뛰어 들어와 이의를 제기했다. 동점이 된 라운드는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규정대로라면 서건우가 두 차례 회전 공격을 성공해 1번 적중한 추르칠을 누르고 승리를 가져가야 했지만, 우선순위 설정 오류로 정확히 집계가 되지 않은 것이다. 어렵게 2라운드를 따낸 서건우는 3라운드에서 14-1로 완승하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4강에서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이란·9위)에 1대2로 덜미를 잡혔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아쉽게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