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 박지원(왼쪽)과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우려했던 판정 논란이 쇼트트랙 마지막 경기에서 나왔다. 9일 열린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에서 한국이 실격 판정을 당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과 중국의 마지막 주자였던 박지원(서울시청)과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마지막 바퀴에서 서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는데, 한국만 실격을 당했고 중국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박지원과 장성우(화성시청), 김태성(화성시청), 박장혁(스포츠토토)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결승전에서 카자흐스탄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지막 바퀴에서 박지원과 린샤오쥔이 1·2위 자리를 두고 몸싸움을 벌이다가 린샤오쥔이 넘어지고 박지원도 크게 바깥쪽으로 밀려났다. 그 뒤를 쫓던 카자흐스탄이 가장 먼저 골인했다.

한국은 목표로 삼았던 금메달이 무산돼 아쉽지만, 그래도 은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던 상황. 하지만 비디오 판독 후 심판진은 한국에 실격을 선언했다. 박지원이 팔을 써서 린샤오쥔을 막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린샤오쥔도 팔을 써서 박지원을 방해한 건 마찬가지였다. 린샤오쥔은 경합 과정에서 머리로 박지원을 밀어내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실격 판정을 준다면 둘 모두가 실격을 당했어야 맞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은 실격 판정을 받지 않아 네 팀 중 가장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동메달을 땄다. 한국 선수들은 판정 결과가 나오자 어이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에 유리한 판정이 나올 것이란 우려는 개막 전부터 나왔다. 2022년 열렸던 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도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실격을 당해 논란이 된 바가 있었다.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이 시작되고는 크게 논란이 될 만한 판정은 나오지 않아 공정성 우려가 기우로 그치는 듯했으나, 쇼트트랙 종목 마지막 경기였던 남자 5000m 계주에서 아쉬운 판정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