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기대주 김채연(19)이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에서 깔끔한 연기를 펼치면서 2위에 올랐다.
김채연은 12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9.82점, 예술점수(PCS) 32.06점, 총점 71.88점으로 본인의 최고점을 받았다. 2023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선수권에서 세운 개인 최고점(PB)인 71.39점을 2년 만에 갈아치운 것. 25명 중 2위에 올랐다.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4)가 기술 점수 38.92, 예술 점수 36.11, 총점 75.03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연패를 한 사카모토는 지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유명하다. 3위는 68.76을 기록한 일본의 요시다 하나(19)였다.
1조 두 번째 순서로 은반 위에 나선 김채연은 SF 액션 영화인 ‘트론: 새로운 시작’의 OST에 맞춰 독특한 안무와 연기로 무결점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바퀴 반을 도는 더블 악셀을 깔끔하게 성공시켰고,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을 빠르게 돈 김채연은 트리플 플립을 깨끗하게 뛴 뒤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마무리했다.
동계 아시안게임 첫 출전인 김채연은 “아침부터 떨렸다. 지금까지 출전한 대회 중 가장 큰 무대인 만큼 꼭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너무 긴장했다”면서 “그래도 긴장한 것치고는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내일은 더 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1조 3번으로 연기한 김서영(19)은 51.23점으로 7위에 자리했다. 드라마 ‘섀도 헌터스’ OST에 맞춰 연기에 나선 김서영은 초반 트리플 러츠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이어 트리플 플립-더블 토룹에서도 착지에 실패하며 기술 점수가 깎였다. 김서영은 “생각과 욕심이 많았다. 떨리기도 했다. 떨려도 할 건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내일 더 정신 차리고, 마음을 비우고 하겠다”고 다짐했다.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종목에 걸쳐 치른 뒤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채연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노린다. 2017 삿포로 대회에서 최다빈이 동계 아시안게임 한국 여자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