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왕자’ 차준환(24·고려대)이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최초의 메달을 따냈다.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차준환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87.60점(2위)을 받아 지난 12일 쇼트 프로그램 94.09점과 합산 281.69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2일 쇼트 프로그램 총점 103.81점을 받아 9.71점 차이가 났던 세계 랭킹 3위 카기야마 유마에 역전했다. 카기야마는 총점 272.76점이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에서 나온 역대 최초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그동안 여자 피겨는 2011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곽민정의 동메달, 2017 삿포로 대회 최다빈에 이어 2025 하얼빈에서 김채연이 금메달을 따는 등 성과가 이어져 왔다. 아이스댄스 종목에선 1999 강원 대회에서 양태화-이천군이 동메달을 딴 바 있다. 그러나 그동안 남자 피겨는 노메달이었다. 차준환이 또 한번 ‘최초’를 썼다.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뉴스1

이날 차준환은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쇼트 프로그램 직후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준비한 걸 모두 보여주겠다”고 한차준환은 강렬한 붉은색 상의를 입고 탱고 음악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에 맞춰 열정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고난도 쿼드러플(4회전) 살코(salchow) 점프를 성공하자 환호가 터졌다. 무릎을 꿇고 얼음 위를 미끄러지며 연기를 마쳤을 땐 갈채가 밀려들었다. 차준환은 경기 후 “중간 중간 위기가 있었지만 잘 이겨낸 거 같다. 경기에 너무 집중해서 어떻게 될 지 몰랐는데, 금메달을 따내서 기쁘다”고 했다.

차준환이 걸어온 길 앞에는 늘 ‘최초’라는 단어가 따라 붙었다. 2019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 남자 최초로 메달을 딴 데 이어, 2022 4대륙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최초 우승, 2023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최초로 메달 획득 등 한국 남자 피겨 역사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차준환은 TV CF·드라마 등에 출연한 아역 배우였다. 연기에 도움 될까 초등학교 2학년 때 피겨 스케이트를 시작했고,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을 대표하는 간판 선수로 성장했다.

함께 출전한 김현겸(19·한광고)은 쇼트 프로그램 때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어 우측 발목 통증으로 기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