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17·시흥매화고)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3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건희가 미소를 짓고 있다. 이날 경기는 강풍으로 취소돼 김건희는 예선 성적 78점으로 1위를 확정했다. /연합뉴스

13일 중국 하얼빈 시내에서 200㎞가량 떨어진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예정됐던 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이 강풍으로 결국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됐다. 그리고 한국 스노보드 기대주들의 메달색은 예선 성적으로 갈리며 결정됐다. 김건희는 예선 성적 78점으로 깜짝 금메달을 따냈고, 예선에서 3위에 자리했던 이지오(17)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건희는 2008년생 7월생으로 첫 국제 종합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건희는 2022년 5월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해 왔다. 날씨 덕에 예선 기록이 최종으로 인정되면서 ‘생애 첫 국제 종합대회 금메달’을 품에 안은 김건희는 “결선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는데, 완전히 취소된다고 들었을 때 기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금메달까진 아니어도 컨디션이 좋아 메달 권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금메달을 얻어 가슴이 불타올랐다”고 덧붙였다.

13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김건희가 경기에 앞서 연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는 이날 한국 스노보드 사상 가장 어린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5살 무렵 부모님의 권유로 보드를 처음 접한 그는 “스노보드에 양발을 묶고 점프와 회전을 시도하는 순간 느껴지는 ‘짜릿한 해방감’이 매력”이라며 “앞으로 월드컵,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 메달”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예상치 못한 돌풍이 계속 일면서 남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경기가 결국 취소됐는데, 이지오는 결선 전 연습 도중 바람에 의해 미끄러져 오른 쪽 손목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는 경기를 포기할 뻔 했는데 행운의 동메달로 이어졌다. 이지오는 “돌풍 때문에 넘어져 손목 부상을 입었다. 오늘 못 뛸 뻔 했는데 동메달을 얻어 기쁘다”고 했다.

13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건희(왼쪽)가 이채운과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강풍으로 취소돼 김건희는 예선 성적 78점으로 1위를 확정했다. /연합뉴스

슬로프스타일 금메달에 이어 하프파이프까지 노렸던 이채운은 예선에서 6위에 그쳐 아쉽게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1·2차 시기에서 연달아 넘어지는 바람에 점수를 많이 못 올렸다”며 “(결선이 열렸다면) 한 번 더 만회하고 싶었는데, 날씨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채운은 특유의 낙천적인 표정으로 “올림픽 금메달이 진짜 목표다. 아시안게임 메달도 좋지만, 저는 결국 1년 남짓 남은 밀라노(2026 동계올림픽)를 바라보면서 부상 관리와 기술 완성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슬로프스타일·하프파이프 중) 어떤 종목을 주력으로 가져갈지 고민되지만, 일단 하프파이프 ‘트리플 식스틴’ 같은 고난도 기술을 올림픽 무대에서 완벽하게 선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13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이지오가 경기에 앞서 연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선 최고점을 찍은 김건희가 결선 취소로 덜컥 금메달을 거머쥐는 ‘행운’도 따라줬지만, 연맹 관계자는 “김수철 감독을 비롯한 지도자들분의 작전이 좋았다. 오늘 강풍이 미리 예고돼 있던 거라 예선이 결승이다 생각하고 임하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는데, 이게 잘 먹혔다”고 설명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선수들이 반원통형 슬로프를 타고 오르내리며 점프와 회전 등을 통해 화려한 공중 연기를 펼치는 종목이다. 심사위원들은 기본 동작과 회전, 기술, 난도에 따라 공중 연기를 채점해 순위를 정한다. 이번 대회 결선에선 3차 시기까지 치러 각 선수의 최고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가릴 예정이었으나 예선 성적으로 결과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