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MBC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에 올라온 김연경 인터뷰 전체 영상. /유튜브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 과정에서 부적절한 자막 사용으로 사과했던 MBC가 이번엔 배구선수 김연경의 인터뷰에 다른 내용의 자막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일자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사과를 하라”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MBC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엠빅뉴스’는 1일 “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 선수의 경기 직후 인터뷰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는 과정에서 기자의 질문을 축약해서 정리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그래서 인터뷰 영상을 내렸고, 김연경 선수의 공동취재구역 인터뷰 기자단의 질문과 답이 들어간 전체 원본 영상을 올린다”고 밝혔다.

앞서 엠빅뉴스가 올린 김연경의 인터뷰 영상에서 기자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셨어요”라고 말했고, 김연경은 “더 뿌듯하네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해당 장면의 질문 자막은 “축구, 야구 졌고 배구만 이겼는데?”였다. 자막 내용만 보면 김연경이 다른 종목 경기를 깎아내렸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엠빅뉴스는 해당 자막 부분만 모자이크 처리해 보이지 않게 했고, 이후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러나 엠빅뉴스가 새로 올린 전체 인터뷰 영상에도 네티즌들의 비판은 줄어들지 않았다. 기자의 전체 질문을 들어봐도 ‘축구, 야구 졌고 배구만 이겼다’는 질문으로 축약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자가 “오늘 모르셨겠지만 축구도 지고 야구도 졌는데…”라고 이야기를 꺼내자 김연경은 “아 그래요?”라고 되묻는다. 이에 기자는 “배구가 유일하게 희망을 살려주셨어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셨어요”라고 말했고, 김연경은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기자가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고 요청하자 김연경은 “더 뿌듯하네요”라며 “어쨌든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외부활동을 많이 못 하시는데 집에서나마 저희가 조금의 힘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1일 엠빅뉴스가 밝힌 해명에 달린 네티즌들의 댓글들. /유튜브

이에 네티즌들은 “축약하려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셨는데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정도가 되어야지 누가 하지도 않은 질문을 만들어서 축약을 하나”, “기자의 질문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왜 기자가 하지도 않은 질문이 자막으로 나갈 수 있나. 캡처 사진이 돌아다니면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고 축구,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무례하다는 것 모르나”라고 비판했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누가 봐도 오해가 아닌 김연경 선수를 인성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던 자막이었는데 이렇게 뻔뻔하게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나”라며 “짧은 변명이 아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앞서 박성제 MBC 사장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지게 하도록 하겠다.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며 “내부 규정을 더 확실히 하고 철저한 심사 시스템을 완성해서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