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연(35·광주시청)은 패럴림픽에서 2대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한 후 짙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28일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탁구 여자 단식(스포츠등급1-2) 결승에서 리우징(33·중국)에게 세트스코어 1대3으로 졌다. 서수연은 2016 리우 패럴림픽 결승에서도 같은 상대에게 패했다. 한국 패럴림픽 탁구 사상 여자 선수가 2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한 건 처음이다.

서수연이 28일 열린 2020도쿄패럴림픽 여자 탁구 단식 결승전(스포츠등급 1-2)에서 경기하는 모습./사진공동취재단

서수연은 결승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보자마자 “좋은 소식을 전해드려야 하는데 아쉽다”고 했다. “제가 구사하고 싶은 기술들이 더 있었는데, 몰리는 상황이 오다보니 다 해 보지 못해 아쉬워요.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 한 것 같은데,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와서 후회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아요. 행운이 좀 따랐으면 좋았을 텐데 준결승부터 그러지 않았어요. ‘극복해보자, 해내 보자’ 생각했는데도 여의치가 않네요.” 그러면서 “지금도 머릿속에서 경기가 맴돈다. 리우 때보다도 경기가 빨리 끝난 느낌”이라고 했다.

3년 후 열리는 2024파리패럴림픽 도전에 대해선 “나이가 적지 않아 걱정된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도쿄 때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나면 다음 패럴림픽을 다시 준비할지, 운동만 할지를 편한 마음으로 결정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 아쉽다. 내가 목표하는 건 금메달인데 거기까지 가기가 정말 힘들다”고 했다. 이어 “국위 선양의 의미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목표로 금메달을 따고 싶었던 건데, 은메달도 당연히 크다. 경기에 이변이 많아 내가 원하는 대로 나오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수연은 학생 시절 모델을 꿈꿨다. 하지만 2004년 자세를 교정하려고 병원을 찾았다가 주사를 잘못 맞고 경추가 손상되면서 하반신이 마비됐다. 2006년 주변의 권유로 처음 탁구 라켓을 잡았는데 재능을 보였다. 서수연은 사고 후유증으로 손힘이 약해져 라켓과 손을 붕대로 감고 경기를 펼친다. “탁구로 인해 사회에 나오고 성장하게 됐죠. 좋아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주변에서) 나를 좋게 봐주시고 내가 하는 일을 부럽다고도 해주셔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서수연은 오는 31일 후배 이미규, 윤지유와 함께 여자 단체전(스포츠등급 1-3)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단체전도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빨리 정리하고 남은 기간 단체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황은빛 코치는 “단체전 목표도 금메달이다. 고비를 잘 넘기면서 선수들과 이야기해 준비하겠다. 상대가 어떤 팀이냐에 따라 선수들의 합을 맞춰 들어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