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첫 여성 패럴림피언을 꿈꿨다가 출전이 무산되는 듯했던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가 동료 선수와 함께 28일 밤 도쿄에 도착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지난 28일 밤 쿠다다디와 아프가니스탄 남자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가 도쿄에 도착해 패럴림픽에 출전하다고 밝혔다. 앤드류 파슨스 IPC 위원장은 선수촌에 도착한 둘을 환영했다.
쿠다다디와 라소울리는 애초 지난 16일 카불을 떠나 17일 도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공항이 마비돼 발이 묶였다. 쿠다다디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서 도움을 요청한다.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했고, IPC와 유엔난민기구(UNHCR) 등 국제기구와 타국 정부가 나서면서 이들은 카불을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IPC에 따르면 둘은 그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스포츠연구원(INSEP)에서 지냈다. 지난 27일 파리 드골 공항에서 도쿄행 비행기를 타 28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플레이북 규정에 따라 출발 96시간 이내와 72시간 이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이 나왔다.
쿠다다디는 이번 대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 49㎏급에 출전한다. 경기는 내달 2일에 열린다. 라소울리는 3일 열리는 육상 남자 400m에 출전한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위원회는 “여러 정부, 스포츠 단체, 인권 센터, IPC, 프랑스·영국 패럴림픽위원회, 세계태권도연맹 등을 포함해 이들을 지원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두 선수는 대회 기간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두 선수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통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24일 대회 개회식에서 선수 없이 자원봉사자가 든 국기만 입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