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 배구 선두 흥국생명이 3위 정관장의 14연승 도전을 가로막았다. 앞서 흥국생명은 올 시즌 개막 후 14연승을 달리다가 작년 12월 정관장에 패하면서 발목을 잡혔는데, 이번엔 반대로 정관장의 13연승 행진이 흥국생명에 패해 끊겼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정관장을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은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정관장을 3대2(25-21 26-28 15-25 25-15 15-9)로 눌렀다. 승점 55(19승 5패)를 쌓은 흥국생명은 4연승을 달리며 2위 현대건설(승점 50·16승 8패)과 승점 차를 5로 벌렸다. 14연승 달성에 실패한 정관장은 3위(승점 47·17승 7패)를 지켰다.

이날 경기는 관중 3770명이 찾아 매진됐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튀르키예)의 부상 이탈 후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흥국생명,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와 반야 부키리치(세르비아) 쌍포를 내세워 선두 자리까지 위협하는 정관장이 맞대결을 펼쳤다. 1세트를 먼저 가져왔으나 2세트를 아깝게 내준 흥국생명은 3세트에서 김연경 등 주전 선수들을 교체해 휴식 기회를 줬다. 이후 흥국생명은 4·5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흥국생명에선 아닐리스 피치(뉴질랜드)가 자신의 V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인 22점에 공격 성공률 58.33%로 맹활약했다. 블로킹 6개를 잡아냈다. 김연경이 18점, 정윤주가 17점,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 마르타 마테이코(폴란드)가 13점을 보탰다. 뉴질랜드 국가대표 출신 미들 블로커 피치는 키가 183㎝로 작은 편이지만, 탄력을 이용한 강한 공격과 역동적인 스텝, 블로킹 타이밍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자부 블로킹 2위(세트당 0.83), 이동 공격 3위(성공률 50.78%)에 올라 있다.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과 정관장 경기에서 흥국생명 아닐리스 피치(왼쪽)와 마르타 마테이코(오른쪽), 김연경(아래) 등 동료 선수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한국배구연맹

이날 흥국생명은 블로킹(16-7)과 서브(6-2) 모두 정관장을 크게 앞섰다. 정관장은 범실이 31개로 흥국생명(18개)보다 많았다. 여자부 공격 성공률 1위(47.75%)인 메가가 이날 양 팀 최다인 31득점을 올렸지만, 부키리치가 18득점에 공격 성공률 35.56%, 범실 12개로 부진했다. 흥국생명과 정관장은 2일 5라운드 경기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우리카드가 OK저축은행을 3대1(25-22 25-18 22-25 25-21)로 이겼다. 4위 우리카드(승점 33·12승 12패)는 3위 KB손해보험(승점 39·14승 10패)을 승점 6 차로 추격했고, 최하위 7위 OK저축은행(승점 17·4승 20패)은 9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