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V리그 남자부에서 역대 가장 빨리 정규 리그 1위를 결정지은 팀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위 우리카드(승점 40·14승 16패)에 3대1(25-27 25-23 25-18 25-21) 승리를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8일 2위 대한항공에 패해 천안 홈 팬들 앞에서 정규 리그 1위를 확정할 기회를 놓쳤으나, 이날은 현대캐피탈 주장 허수봉이 28점을 올렸고 레오(쿠바)도 22점에 트리플 크라운(블로킹·서브·후위 공격 각 3득점 이상)을 달성하며 활약했다.
26승 4패로 승점 76을 쌓은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승점 57·19승 11패)과 승점 차를 19로 벌려, 남은 6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 리그 1위를 확정했다. 역대 최단 기간 1위 달성 신기록이다. 남자부 7구단 36경기 체제에서 종전 기록은 2017-2018시즌 4경기를 남기고 1위를 굳힌 현대캐피탈이었다. 팀당 30경기씩 치른 2013-2014시즌 이전까지 포함하면 2012-2013시즌 삼성화재가 5경기를 남기고 1위를 확정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이 정규 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통산 6번째로, 2017-2018시즌 이후 7년 만이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2018-2019시즌까지 통산 4회 우승했고, 통합 우승(정규 리그 1위·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2005-2006시즌 한 차례 달성했다. 현대캐피탈이 이번에 챔피언 결정전까지 우승한다면 정규 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컵대회 우승을 한 시즌에 휩쓰는 트레블을 구단 사상 처음 이루게 된다.
필립 블랑(프랑스) 현대캐피탈 감독은 “(작년 9월) 컵대회 우승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다”며 “세 번째 트로피를 향해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프랑스·일본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그는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 부임하자마자 피지컬 트레이닝 체계부터 다시 잡았고, 코치진과 의료팀이 선수마다 밀착 점검해 훈련 강도를 조절하면서 부상을 줄였다. 덕분에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16연승을 질주하는 등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레오와 허수봉, 덩신펑(중국)이 막강한 공격 삼각 편대를 이뤘다. 올 시즌 OK저축은행에서 현대캐피탈로 옮긴 레오는 남자부 득점(584점)과 서브(세트당 0.38) 2위, 허수봉은 서브 1위(세트당 0.39)와 공격 성공률 3위(54.5%)에 올라 있다. 속공에선 정태준(성공률 64.97%)과 최민호(62.44%)가 각각 1·3위를 달린다.
23일 남자부 경기에서는 KB손해보험이 삼성화재를 3대0(25-20 25-23 25-20)으로 완파했다. 비예나(스페인)가 17점, 황경민 13점, 야쿱(바레인)이 12점을 올렸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구단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인 7연승을 달성한 뒤 현대캐피탈에 한 차례 패하고 다시 8연승을 이어와 이날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을 또 경신했다.
3위 KB손해보험(승점 56·20승 10패)은 2위 대한항공을 승점 1 차로 추격했다. 삼성화재는 5위(승점 34·10승 20패)를 유지했다. 여자부에서는 5위 한국도로공사(승점 35·12승 18패)가 6위 페퍼저축은행(승점 31·10승 20패)을 3대2(25-20 23-25 25-19 17-25 15-8)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