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 V리그 통합 최우수선수(MVP)로 현역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마감한 김연경이 14일 “통합 MVP로 선수생활을 마감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김연경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V리그 시상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챔피언결정전 끝나고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아직도 은퇴가 실감은 안난다”며 “이번 시상식을 끝으로 현역 선수로서 공식 행사는 끝나는데 휴식 가지면서 여유가 생기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번 시즌 운동할 때도 그렇지만 밥 먹을때나 일상에서도 선수들한테 잔소리 겸 조언을 많이 했다. 경기에서도 몰입하다 보면 화내거나 안 좋은 얘기할 때도 있지만 선수들이 잘 받아줘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참 고마웠다”고 했다.
김연경은 다음 시즌도 흥국생명에서 어드바이저 역할로 동행한다. 그는 “아직 계약서에 서명을 한 건 아니지만, 참여할 것 같다. 다음달 열리는 여자배구 외인 트라이아웃에도 동행한다”고 했다. 사실 김연경은 2010년 해외 진출을 할 때 흥국생명과 갈등을 겪기도 한 사이. 그는 “처음으로 해외 진출을 보내준 구단이지만 해외 진출을 막은 구단이기도 하다. 헤어질 듯 말 듯 한 사이였는데, 미운 정이 무서운 것 같다”며 “고운 정도 생겨서 이제는 좋은 마무리만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고마웠던 구단”이라고 했다.
한국 배구는 ‘포스트 김연경’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김연경은 “저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지만, 유소년 풀이나 시스템이 아직 한창 부족하다”며 “V리그도 이벤트적인 부분이나, 외국인 선수를 늘리는 방안 등을 생각하면서 흥행 방안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제 무대 경쟁력을 잃은 국가대표팀도 문제다. 그는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올림픽이다. 선수들이 그걸 느껴봤으면 좋겠다”며 “국내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하기 어렵다면 세계적인 선수들을 V리그로 영입해 리그 수준을 높이면 한국 배구 수준도 같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고 했다.
은퇴 후 제 2의 배구 인생에 대해선 아직 정확하게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김연경은 “일단 쉬면서 생각하고 싶다”면서도 “방송인으로서 배구를 알리고 싶기도 하고, 편안하게 행정을 하고 싶기도, 현장에서 희열감을 느끼면서 지도자도 하고 싶고... 욕심이 많다. 하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했다.
은퇴를 했지만 오는 5월 세계 배구 올스타전 등 이벤트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다음 주부터 다시 훈련을 한다고 한다. 김연경은 “그래도 적당한 수준의 경기를 보여드려야 하니 컨디션 관리에 돌입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상·하의 모두 하얀색 정장을 입고 왔다. 그는 “마지막이니까 튀고 싶어서 화이트 룩을 택했다”고 웃었다. 김연경 다운 화려한 마무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