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37·흥국생명)이 14일 2024-2025 V리그 통합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21년 선수 생활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프로 무대를 처음 밟았던 2005-2006시즌에도 통합 MVP(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를 거머쥐었던 김연경은 은퇴 시즌에도 대미를 장식했다.
김연경은 이날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31표)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현역 마지막 시즌임에도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585점·전체 7위)과 높은 공격 성공률(46.03%·전체 2위)을 기록하며 팀 통합 우승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8일 챔프전에서도 만장일치 MVP로 뽑힌 그는 2019년(이재영·흥국생명) 이후 6년 만에 만장일치 통합 MVP를 거머쥐었다. V리그 역대 두 번째다.
김연경은 선수 생활 동안 V리그 정규리그 MVP 7회, 챔프전 MVP는 4회 수상했다. 둘 다 V리그 역대 최다다. 이날 V리그 20주년을 맞아 선정한 여자부 역대 최고 선수 7명에도 뽑혔다.
2005년 V리그 신인 선발 전체 1순위(흥국생명)로 프로 무대를 처음 밟은 김연경은 데뷔 시즌 신인왕·정규리그 MVP·챔프전 MVP를 모두 쓸어 담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중간에 일본, 튀르키예 등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하느라 V리그에서 8시즌만 뛰고도 정규리그 통산 득점 순위 6위(5314점)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득점까지 합치면 역대 4위(6359점)다. 포스트시즌에서만 1045점으로 역대 유일하게 1000점 이상을 기록했다. V리그에서만 정규 리그 5회, 챔피언 결정전 4회 우승을 이뤘다.
김연경은 “이제 목표를 이루고 돌아가는 것 같다”며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한국 배구를 위해 열심히 힘쓰겠다”고 했다. 김연경은 다음 시즌 ‘어드바이저’ 직함을 달고 흥국생명과 동행한다. 구단은 김연경의 등번호 10번을 영구 결번으로 공식 지정할 예정이다.
이날 남자부 정규리그 MVP는 트레블(KOVO컵+정규리그+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현대캐피탈의 주포 허수봉(27)에게 돌아갔다. 기자단 투표 13표를 받아 팀 동료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35·쿠바)를 한 표 차로 제쳤다. 데뷔 첫 MVP 수상이다. 이번 시즌 득점(574점·전체 4위), 공격 성공률(54.13%·전체 3위), 후위 공격(61,74%·전체 2위) 등 공격 여러 부문에서 국내 선수로선 1위에 올랐다. 레오는 챔프전 MVP를 받았다.
이번 시즌부터 신인상 대신 수여하는 영플레이어상(데뷔 3년 차까지 후보)은 남자부 한태준(21·우리카드), 여자부 김다은(19·한국도로공사)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은 남녀부 우승 감독인 필립 블랑(65) 감독과 마르첼로 아본단자(55) 감독이 받았다. 블랑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고, 아본단자 감독은 흥국생명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