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노사가 99일간의 직장폐쇄를 끝나고 새 단체협약(CBA)에 합의했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11일(한국시각) “새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5년간 유효하다. 양 측은 정규시즌을 4월 8일에 시작하고 팀당 162경기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스프링캠프는 이달 14일부터 시작되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곧바로 열린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팬들께 메이저리그 야구가 돌아왔다는 말을 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새 CBA 협상의 최대 난관은 국제 드래프트 문제였다. 지금껏 MLB 구단들은 미국·캐나다·푸에르토리코 이외 지역 출신 선수들과 자유롭게 계약해왔는데, 2024년부터 해외 선수도 드래프트를 통해 뽑자고 주장했다. 중남미 선수들은 자유계약이 드래프트보다 큰돈을 벌 기회라고 여겨 반발했다. 결국 선수 측에서 구단 요구를 수용하면서 전체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대신 구단 측은 부유세(균등경쟁세) 협상을 일부 양보했다. 새 CBA에 따르면 부유세 부과 기준은 올해 2억3000만달러로 시작해 2026년에는 2억4400만달러까지 오른다. 선수 최저 연봉은 기존 57만500달러에서 올해 70만달러로 오르고, 보너스 풀 한도는 5000만달러로 정해졌다.
노사는 포스트시즌 출전팀도 기존 10팀에서 12팀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번 조치로 8500만달러(약 1045억원)의 추가 중계권 수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유니폼 패치와 헬멧에도 상업 광고를 붙이기로 했고, 내셔널리그 지명타자와 투구 시간제한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한화와 훈련 중이던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은 14일 미국으로 출국해 소속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류현진은 시즌이 축소되면 하루에 10만7526달러(약 1억3000만원)씩 손해 볼 뻔했지만 노사의 극적인 합의로 연봉 전액을 보장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