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틀야구에서 머리에 공을 맞고도 오히려 투수를 위로한 소년 타자의 모습이 감동을 선사했다.
10일(현지시각) ESPN, AP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미국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미국 지역예선 결승전에서는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의 대결이 펼쳐졌다.
1회 말 오클라호마의 타자 이사야 자비스는 텍사스의 투수 카이든 셸턴이 던진 공에 머리를 맞았다. 자비스는 머리를 움켜쥐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다행히 얼굴이 아니라 헬멧 끝에 공을 맞은 자비스는 잠시 후 스스로 일어나서 1루로 향했다.
경기 진행을 기다리던 자비스는 갑자기 헬멧을 던진 뒤 투수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셸턴이 마운드에 서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자비스는 셸턴을 끌어안고 “넌 잘하고 있어”라며 위로의 말도 건넸다. 셸턴의 동료와 코치 역시 이 모습을 보고 그들 주위로 몰려들었다.
이 감동적인 장면에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카메라에 찍힌 한 관중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자비스는 다시 담담히 경기를 이어갔지만 셸턴은 끝내 심적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경기는 오클라호마가 9대4로 패하면서 자비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무산됐다. 그러나 12살 선수의 행동은 “훌륭한 스포츠맨십”이라는 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