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2월생인 저스틴 벌랜더는 만 42세의 나이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2025시즌을 맞는다. 사진은 휴스턴 시절인 2023년 투구 모습. /AP 연합뉴스

MLB(미 프로야구) 현역 투수 중 최다 승·최다 이닝 투구·최다 탈삼진 기록을 가진 저스틴 벌랜더(42)가 2년 차가 되는 이정후(27·외야수)와 한솥밥을 먹는다. MLB 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작년에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뛰었던 벌랜더와 1년 1500만달러(약 218억원)에 계약했으며, 메디컬 테스트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1983년 2월생인 벌랜더는 만 42세 나이로 2025시즌 개막을 맞게 된다. 리그 최고령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벌랜더는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해 놓은 대투수다. 강력한 구위와 제구력, 이닝 소화 능력은 2000년 이후 모든 투수를 통틀어 최상위권이다.

그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지명을 받아 이듬해 빅리그에 데뷔했고, 아메리칸 리그에서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보내며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았다. 2년 차였던 2006년에 17승을 거둬 신인왕에 올랐다.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통산 3회 받았다. 다승왕 4회, 탈삼진 1위 5회, 평균자책점 1위를 2회 차지했다. 디트로이트 시절인 2011년엔 투수 3관왕을 하며 아메리칸 리그 MVP(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디트로이트에선 월드시리즈 준우승만 2번(2006년·2012년)을 했는데, 2017년 9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하고 나서 두 번 월드시리즈 우승(2017년·2022년)의 기쁨을 누렸다.

벌랜더의 정규 리그 통산 성적은 262승(147패·평균자책점 3.30), 3415와 3분의 2이닝 투구, 3416탈삼진. 모두 현역 선수로는 가장 많다. 탈삼진은 역대 10위에 올라 있다. 벌랜더가 가장 많은 삼진을 뺏은 타자가 추신수(현 SSG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 총괄)로, 39개였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0.275(1671안타·218홈런)로 활약했지만, 벌랜더를 상대로는 타율 0.188(96타수 18안타·3홈런·11볼넷)에 그쳤다. 추신수는 벌랜더에 대해 “던지면 던질수록 더 잘 던지는 신기한 괴력의 소유자다. 야구를 오락처럼 한다는 느낌을 준다. 마음먹은 대로 공을 던지는 것 같다”고 밝힌 적이 있다.

벌랜더는 코로나 사태로 단축 운영됐던 2020년엔 1경기만 뛰고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고, 이후 재활을 하느라 2021년은 통째로 날렸는데도 2022년 부활해 사이영상을 받았다. 통산 연봉 수입은 4억달러(약 5820억원)가량이다. 연봉이 4333만달러(약 630억원)였던 작년엔 어깨가 좋지 않아 17경기에 등판해 5승 6패(평균자책점 5.48)를 거두는 데 그쳤다.

내셔널 리그 서부 지구에 속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번 FA(자유계약 선수) 시장에서 ‘집토끼’였던 좌완 투수 블레이크 스넬(LA 다저스)을 놓쳤고, 우완 투수 코빈 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영입전에서도 실패했다. 대신 산전수전을 겪은 벌랜더를 잡았다. 여전히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뿌리는 벌랜더가 또 한 번 재기 드라마를 쓰며 로건 웹 등과 선발투수진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의 풍부한 ‘가을 야구’ 경험도 높이 평가한다. 벌랜더의 포스트 시즌 통산 성적은 17승 12패(38경기 226이닝·평균자책점 3.58)다. 다만 5번 출전한 월드시리즈에선 1승 6패(9경기 48이닝·평균자책점 5.63)로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