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FA 계약에 합의한 소식이 전해진 하루만에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됐다. 왜 그럴까.
미국 매체들은 30일(이하 한국시간) 김하성과 탬파베이가 2년 2900만 달러 계약(약 419억원)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ESPN, MLB.com 등은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에 계약을 했다. 1년 뒤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김하성은 올해 연봉 1300만 달러를 받고, 2025시즌이 끝나고 옵트 아웃을 하지 않는다면 2026시즌 연봉 1900만 달러를 보장 받는다. 1년만 뛰고 옵트 아웃을 선언한다면 다시 FA가 된다. 탬파베이는 김하성에게 구단 역대급 대우를 해줬다.
MLB.com은 “김하성의 총 2900만 달러 계약은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역대 5번째로 큰 FA 계약이다. 1999년 12월 그렉 본이 탬파베이와 맺은 4년 3400만 달러 계약에 이후 야수로는 가장 큰 계약이다”고 전했다. 김하성의 올해 연봉 1300만 달러 탬파베이 팀내 최고 연봉 액수다. 브랜든 로우가 연봉 1050만 달러로 2위다.
그런데 디 애슬레틱은 31일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영입한 것은 전력 보강 의미도 있고, 트레이드 대상으로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3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오프 시즌 FA 시장에서 많은 돈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지난해 타격 성적이 떨어졌고, 8월 어깨 부상을 당하고 수술을 받았다. 김하성의 가치가 떨어졌고, 탬파베이가 놓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매체는 “김하성은 개막전에 출장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될 것이다. 그래도 FA 시장에서 야수 매물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탬파베이는 좋은 영입을 했다.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영입한 것은 성적을 위해서나 트레이드 대상으로나 좋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탬파베이는 김하성을 다양한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김하성은 5월 정도 복귀가 예상된다. 늦어진다면 6월이 될 수도 있다. 탬파베이는 기존 유격수 테일러 월스가 지난해 1할대 타율(.188)로 공격력이 약했다. 김하성이 5월 이후 복귀해서 주전 유격수로 뛴다면 안정된 수비와 함께 공격력 업그레이드가 기대된다.
그런데 탬파베이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뉴욕 양키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강팀에 밀려 4위였다. 올해도 양키스, 볼티모어, 보스턴의 전력이 좋고, 자칫 토론토에 밀릴지도 모른다.
김하성이 5월 이후 복귀해서 이전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리그 톱클래스 유격수 자리를 되찾을 것이다. 부상만 없었더라면 1억 달러 계약이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하성이 건강하게 이전 모습을 되찾고, 탬파베이가 순위 경쟁에서 하위권으로 처진다면 7월에 포스트시즌 경쟁팀에게 김하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내밀 수 있다.
스몰마켓인 탬파베이는 정상급 기량의 선수를 트레이드하고, 유망주들을 데려와 미래 전력을 확보해왔다. 유망주를 키워서 주축 선수로 활용하고, 고액 몸값이 되면 감당하기 어려워 다시 트레이드로 유망주 확보를 되풀이하는 팀이다. 탬파베이는 2024시즌에 앞서 에이스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LA 다저스로 트레이드하기도 했다.
1년 뒤 옵트 아웃 권한을 가진 김하성이 올해 평균 이상의 성적만 거둔다면, 100% 옵트 아웃으로 FA가 될 것이다. 탬파베이는 건강한 김하성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렵다.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유망주를 얻는게 현실적인 방안이다. 트레이드는 김하성도 탬파베이도 서로 손해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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