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한 달여 앞둔 미 프로 야구 메이저리그(MLB) 각 팀은 스프링캠프(훈련장)가 한창이다. 기후가 쾌적한 플로리다나 애리조나에 주로 훈련 기지를 차리는데 단연 최고 관심은 LA 다저스에 쏠렸다.
다저스는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훈련하는데 16일(한국 시각) 팬들과 취재진이 1000여 명 몰렸다. 특히 일본 기자들이 100여 명 밀려드는 바람에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자 일부는 ‘정원 초과’로 입장이 거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인공은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였다. 오타니는 첫 공개 투구를 했다. 공 14개를 와인드업 없이 가볍게 던졌는데 최고 시속 151㎞가 나왔다고 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훌륭했다”면서 “투구 자세를 봤는데 정말 좋았다. 팔 움직임이 좋았고, 스피드와 제구력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투수 복귀를 예고한 오타니는 그 시점을 당초 하반기 정도로 희망했는데 이날 상태로 봐선 이보다 빠른 5월 무렵까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타니는 부상을 막기 위해 팔동작을 더 간결하게 바꾸는 자세 교정도 함께 시도하고 있다.
올 시즌 다저스 선발 투수진에는 오타니 외에도 야마모토 요시노부, 새로 합류한 사사키 로키까지 있어, 일본인 선수가 3명이나 던지는 진풍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팬들에겐 김혜성이 과연 주전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로버츠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김혜성에게 2루수와 유격수 외에도 3루수와 중견수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지시했다. 현재로선 김혜성은 확실한 주전이 아닌 여러 수비 위치를 보강하는 1.5군으로 취급되는 셈이다. 당초 다저스를 떠날 것으로 예상됐던 내야수 경쟁자 키케 에르난데스가 잔류한 것도 부담이다. 김혜성은 2020년 키움에서 좌익수로 뛴 경험이 있다. MLB ‘입사 선배’인 이정후는 “김혜성이 운동 능력이 워낙 좋아 (여러 포지션에서) 수비를 잘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햇볕이 워낙 강하니 그걸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LB는 3월 18~19일 도쿄에서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 2연전을 시작으로 한 해 일정을 시작한다. 지난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개막전을 벌인 데 이어 2년 연속 아시아에서 출발 총성을 쏜다. 미국 현지 개막은 28일(한국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