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홈런왕이자 뉴욕 양키스의 간판 타자인 에런 저지가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할 의지를 드러냈다.

저지는 20일 뉴욕 양키스 스프링캠프에서 미국 폭스스포츠 취재진을 만나 “WBC는 꽤 재밌을 것 같다”며 “다만 (미국 대표팀 선발쯤에) 내 성적을 봐야 한다. 그때 (대표팀이) 나를 원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MLB(미 프로 야구) 사상 처음으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와 홈런왕 애런 저지. /AFP·UPI 연합뉴스

저지는 아직 미국 대표팀에서 뛴 경력이 없다. 2017 WBC에선 미완의 대기였고 2023 WBC 당시에는 양키스 주장을 맡은 뒤 양키스에 충실하겠다며 선발을 고사했다. 하지만 이날 저지는 “국가를 대표하는 것은 멋지다”라며 “2023 WBC에선 미국이 우승하지 못했다. 그러니 이번엔 우리가 우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3 WBC는 일본이 오타니 쇼헤이의 맹활약을 앞세워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결승에서 일본은 미국과의 맞대결에서 3대2 승리를 거뒀고, 당시 오타니가 9회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미국의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미 폭스스포츠는 “이제 미국 대표팀은 저지의 합류를 원하고 있고, 저지도 대표팀 활동을 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전했다.

만약 저지가 WBC에서 미국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면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왕 경쟁과 함께 월드시리즈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던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WBC에서 맞대결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에런 저지는 홈런 55개를 터트려 아메리칸리그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에 올랐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50홈런-50도루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세웠지만 시즌 홈런은 53개로 저지에 이어 MLB 전체 2위(내셔널리그 1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투수로도 복귀하며 ‘이도류’ 재개를 앞둔 오타니가 순조롭게 마운드 복귀를 하게 될 경우 WBC에서 일본 대표 투수 오타니와 미국 대표 타자 애런 저지의 맞대결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