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며 가시밭길을 예상했던 김혜성(26·LA 다저스)은 실제로 험난한 출발선을 밟았다.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고 시즌 개막전이 열리는 일본 도쿄 원정에도 동행하지 못했다. 반면 함께 미국 무대에서 도전하고 있는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배지환(26·피츠버그 파이리츠)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를 향해 순항 중이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2일(한국 시각) “김혜성은 일본 도쿄 개막전에 동행하지 않는다. 올 시즌 정규 리그는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성은 최근 8경기 중 7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며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이날도 김혜성은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범경기에 4회 대수비로 들어가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시범 경기 최종 성적은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6득점 OPS 0.613.
이번 겨울 김혜성은 다저스와 3년간 보장 1250만달러(약 181억 원), 3+2년 최대 2200만달러(약 320억원)에 계약하며 빅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감히 ‘우승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주전 2루수 경쟁에 가세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스프링캠프부터 이어진 타격폼 조정이 끝내 자리를 잡지 못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강속구와 바깥쪽 체인지업에 대비하려면 김혜성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전 로스터에도 오르지 못하는 대신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꾸준히 타석을 소화할 전망이다.
김혜성의 아쉬움과 달리 이정후는 빅리그 엔트리를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이정후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전에서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1회 첫 타석부터 중견수 방면 2루타를 터뜨렸다. 올 시범 경기 타율 0.333(27타수 9안타)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타격감을 뽐냈다. 현지 언론은 “이정후가 어떤 유형의 투수도 곧잘 공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지환은 지난해 ‘방출 대기’설까지 거론됐지만, 연일 맹타로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같은 날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컴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에서 2루타 2방을 터뜨리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일 맹타를 기록 중인 배지환은 시범 경기 타율을 0.455(22타수 10안타)로 끌어올렸지만 아직까지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MLB닷컴은 이날 26인 개막전 로스터 예상에서 배지환 대신 잭 수윈스키(27)를 택했다. 수윈스키는 시범 경기에서 타율 0.348(23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