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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식 개막(28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부상 악령이 또다시 찾아왔다. 여기에 무키 베츠(LA 다저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부상에 신음하며 MLB 각 팀의 부상 ‘비상등’이 켜졌다.

이정후는 허리 부상으로 정규 시즌 개막전 출전에 먹구름이 꼈다. 지난 16일(한국 시각) 시범 경기 직전 갑작스러운 허리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라인업에서 빠졌다. 당시 구단은 “잠을 잘못 자서 생긴 경미한 근육 긴장 증세로 하루이틀이면 괜찮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18일까지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아 결국 MRI 정밀 검진을 받게 됐다.

밥 멜빈 자이언츠 감독은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 예상보다 결장이 길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정후가 IL(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정후는 지난해에도 시범경기부터 크고 작은 부상을 겪었다. 특히 2024시즌에는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외야 펜스 충돌로 어깨 탈구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을 겪은 바 있다. 지난겨울 힘겹게 재활을 마친 이정후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300(30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7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나, 부상에 다시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다저스 핵심 스타인 무키 베츠(33)도 탈수 증상으로 도쿄에서 열리는 정규 시즌 개막 2연전(18~19일·시카고 컵스전)에 결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츠는 최근 독감 후유증으로 급격한 탈수 증상을 겪어 일주일 만에 7kg이나 체중이 감소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베츠가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기 귀국까지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베츠는 지난 시즌 타율 0.289 19홈런 75타점 OPS 0.863을 기록하며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프레디 프리먼(36) 역시 여전히 지난해 발목 부상 후유증을 겪고 있어 다저스 MVP 트리오 중 정상 컨디션인 선수는 오타니 쇼헤이(31)뿐이다.

파드리스 베테랑 다르빗슈 유(39)도 피로 누적을 이유로 시즌 개막 직전 훈련을 중단했다. 마이크 실트 파드리스 감독은 “다르빗슈가 최근 피로가 쌓여 개막전에 출전시키지 않고 휴식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다르빗슈는 여러 차례 부상을 겪으며 16경기만 나섰고, 올봄에도 시범경기 단 2경기(6과 3분의 2이닝 3실점)에만 등판하는 등 개막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다르빗슈는 28일 클리블랜드와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으며, 복귀 일정은 아직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