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내야수 무키 베츠가 지난 16일(한국 시각)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체중이 준 모습이다. 이날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AP 연합뉴스

LA 다저스 수퍼스타 무키 베츠(33)가 당분간 경기를 뛰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토와 탈수 증세가 심해져 2주 동안 몸무게가 8.2㎏ 이상 빠졌다. 베츠는 “먹는 것이 무섭다. 씹는 음식은 위에서 받아내지 못하고 곧바로 토해낸다”며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스무디만 겨우 섭취하고 있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월드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다저스는 고민이다.

베츠는 지난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5 미 프로 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쿄 시리즈에 출전 예정이었다가 갑작스러운 구토와 탈수로 경기 직전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후 미국으로 조기 귀국했다. 베츠는 일본으로 떠나기 전날 애리조나 캠프에서부터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하루 만에 3~4kg 가까운 체중이 빠졌고, 현지 취재진은 “베츠가 도쿄돔 출전을 위해 준비했지만, 구토를 반복하며 탈수 증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지난 11일부터 약 2주 동안 구토 증세가 이어졌고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스프링캠프 당시 175파운드(약 79kg)였던 체중은 현재 157파운드(약 71kg)다.

초기엔 장염이 유력한 원인으로 거론됐지만, 일반적인 장염보다 증상이 길고, 회복 속도도 너무 느리다는 점에서 단순 장염 이상 질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료진은 혈액검사, 심박수, 혈압 등 모든 수치를 검사했지만 특이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고, 위장 기능 저하 이외에 뚜렷한 진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는 위장 기능을 활성화하는 약과 구토 증세를 멈추는 약을 복용 중이며, 부드러운 식사와 점진적 운동으로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5일(한국 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홈 개막전(28일) 출전 여부도 하루하루 지켜볼 계획”이라면서도 “장기 건강은 걱정하지 않는다. 26일 시범 경기에 나선다면 개막전도 가능하다”며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뒀다. 베츠도 “그냥 경기에서 뛰고 싶다. 벤치에 앉아 있는 것도, 구토하는 것도, 이 모든 게 너무 지쳤다. 지금 내 몸 상태로는 경기를 치를 수 없다”면서도 “그런데 경기를 안 뛰는 것도 못 견디겠다. 이건 내가 답을 내야 할 문제”라고 출전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베츠의 개막전 출전이 불발될 경우, 다저스는 토미 에드먼을 2번 타자 및 2루수로 기용하고, 유격수는 미겔 로하스가 맡을 전망이다.

베츠는 201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MLB에 데뷔,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받은 최정상급 선수로 올스타 8회, 골드 글러브 4회, MLB 퍼스트 팀 4회에 올랐다. 2021년 다저스와 12년 3억6500만달러 계약을 맺고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