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6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일본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4·LA 다저스)가 데뷔 후 가장 길게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여전히 첫 승과의 인연은 닿지 않았다.

6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사사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이날 그는 4이닝 동안 68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은 4.15로 유지됐고, 승패는 없었다.

1회부터 불안한 출발이었다. 첫 두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2·3루에 몰렸다. 브라이스 하퍼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알렉 봄에게 내준 땅볼로 1실점. 위기는 컸지만, 피해는 최소화했다. 이후 2회와 3회는 모두 삼자범퇴. 4회 역시 볼넷 하나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5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 타자에게 볼넷, 이어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 상황이 되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주저 없이 교체를 단행했다. 투구 수는 68개. 첫 승 요건인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는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각각 3이닝(1실점), 1과 3분의 2이닝(2실점)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특히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는 강판 후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은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웃으며 공을 넘겼고, 동료들을 향해 밝은 표정을 지었다. 시속 158km에 달하는 직구와 예리한 스플리터(28개 투구)는 위력적이었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시절인 2022년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야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고 시속 165km를 기록한 ‘비공인 최고속 투수’로, 수많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자유계약선수 자격 없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행을 택했고, LA 다저스와 계약금 650만달러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초반의 모습은 기대에 못 미친다. 세 경기에서 8과 3분의 2이닝 동안 볼넷이 11개에 달하며 제구 불안을 노출했다.현지 언론과 팬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일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일각에선 “실전 적응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가 3대1로 승리했다. 2회초 키케 에르난데스가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흐름을 가져왔고, 8회에는 윌 스미스의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오타니 쇼헤이(31)는 1번 타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