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로이터 연합뉴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26)가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공·수·주에서 모두 제 몫을 해낸 ‘완성형 외야수’의 면모였다.

이정후는 6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장타는 2루타 2개. 그의 시즌 타율은 단숨에 0.321(28타수 9안타)로 뛰어올랐다. 출루율은 0.387, 장타율은 0.500. OPS(출루율+장타율)는 0.887을 기록 중이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본격적인 활약은 4회말부터 시작됐다. 0-0으로 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매리너스 선발 브라이스 밀러의 2구째 스플리터(시속 135㎞)를 받아쳐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타구는 라인 안쪽으로 절묘하게 떨어졌고, 빠르게 내달린 이정후는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했다. 이어 상대 배터리가 방심한 틈을 타 기습적으로 3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시즌 3번째 도루. 다음 타자 맷 채프먼이 좌월 2루타를 날리며 이정후는 홈을 밟았고, 자이언츠는 선취점을 올렸다. 이정후가 만들어낸 2루타-도루-득점으로 경기 흐름은 샌프란시스코 쪽으로 기울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6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MLB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4회말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1로 앞선 6회말, 선두 타자로 다시 등장한 이정후는 밀러의 시속 132㎞ 너클커브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인정 2루타를 터뜨렸다. 타구 속도는 168㎞로, 본인의 시즌 두 번째로 빠른 타구였다. 타구는 그라운드를 맞고 담장을 넘어갔지만, 만약 직선 타구였다면 장외 3루타도 가능했던 타구였다.

이어 채프먼의 연속된 적시 2루타가 이어졌고, 이정후는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4회와 6회, 모두 이정후가 득점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바뀐 투수 제시 한의 95.5마일(약 153.7㎞)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이로써 이정후는 이날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두 번째 3안타 경기이자, 시즌 첫 3안타 경기였다.

이정후는 지난달 30일부터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며, 개막 이후 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장타력이 향상된 점이 눈에 띈다. 이날 기록한 2루타 2개를 포함해 올 시즌 5개의 2루타를 기록, 지난 시즌(4개)을 이미 넘어섰다. 도루도 벌써 3개로, 작년 한 시즌 동안의 도루 수(2개)를 초과했다.

지난해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0.262의 타율과 0.331의 장타율, 0.310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정후는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2회초 무사 1루에서 도노번 솔라노가 날린 깊은 외야 타구를 빠른 판단과 발로 추격해 펜스 앞에서 잡아냈다. 포구 직후 펜스에 가볍게 부딪히는 장면이 나왔지만,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대량 실점 위기를 막았다.

투수 로비 레이는 이정후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감사를 표했다. 레이는 이날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친정팀 매리너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자이언츠는 이날 4대1로 승리하며 개막 8경기에서 7승1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9승1패)를 한 경기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