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안타 없이 도루 6개라는 진기록을 세운 에마리온 보이드. /AP 연합뉴스

안타 없이 도루 6개.

MLB(미 프로야구)의 하부리그 경기에서 이런 진기록이 나왔다. 주인공은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인 벨로이트 스카이 카프(하이 A)의 에마리온 보이드(22).

보이드는 10일 시더래피즈 커널스(미네소타 트윈스 산하)와의 원정 경기에 9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네 번 타석에 들어서 1타수 무안타, 3사사구, 6도루, 2득점을 기록하며 10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키 183cm, 몸무게 80kg인 그는 첫 타석이던 3회 초 무사 1루에서 유격수 땅볼을 쳤다. 1루 주자가 2루에서 잡히는 사이 보이드는 1루를 밟았다. 그는 2사 후 2루와 3루를 연속으로 훔친 뒤 후속 적시타로 선취 득점을 했다.

보이드는 2-0으로 앞서던 5회엔 선두 타자로 나와 볼 넷을 골랐다. 1사 후 2루 도루, 2사 후엔 3루 도루를 성공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는 못했다.

‘달리기 쇼’는 계속됐다. 보이드는 7회 2사 후에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하더니, 2루와 3루를 연거푸 파고 들었다. 6번째 도루를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3-0이던 9회 무사 2루에서도 볼 넷으로 걸어나갔다. 2루에 동료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도루를 시도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보이드는 1사 후 2루타가 나오면서 홈으로 들어왔다. 이후 스카이 카프 타선은 5점을 추가하며 10-0으로 달아났다.

놀라운 주루 플레이를 선보인 보이드는 AP 통신에 “(도루) 2개를 더 해서 8개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그랬으면 정말 미친 일이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2005년 이후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않고 도루 6개를 한 선수는 보이드가 처음이다. 메이저리그에선 1901년 이후 안타 없이 도루 6개를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고 한다.

보이드는 2022년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지명(전체 332순위)됐으며, 작년 12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마이너리그 통산 203경기에서 도루 성공 98개(실패 32개), 타율 0.255(189안타 79타점 130득점)를 기록 중이다.

보이드는 2023년 6월 필라델피아 산하 클리어워터 쓰레셔스(로우 A) 소속으로 한 경기 6도루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엔 안타를 1개(볼 넷 3개) 동반했다.

보이드는 출루할 때마다 최선의 도루 타이밍을 잡기 위해 상대 배터리와의 수 싸움에서 이기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고 나서 천부적인 나의 (달리기) 재능을 이용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