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달라도 함께 웃었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26·LA 다저스)이 시즌 첫 홈런을 함께 신고했다.
이정후는 지난 12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1회 첫 타석 무사 1-2루에서 상대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34)의 시속 143km 싱커를 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선제점이자 결승점이 된 3점 홈런이었다. MLB 데뷔 12년 차 통산 87승, 연봉 1850만달러 베테랑 투수를 직격했다. MLB 성지(聖地)라고 불리는 양키스타디움에서 때려낸 시즌 첫 홈런이라 감회가 남달랐다. MLB 소셜미디어는 “이정후가 뉴욕(Big Apple)을 한 입에 삼켰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날 2타수 1안타 1홈런 2볼넷 3타점. 팀도 9대1(6회 강우 콜드)로 이겼다.
다음 날 13일 양키스전에서도 2루타를 때려냈다. 이 부문 MLB 1위(8개) 자리를 지켰다.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다만 팀은 4대6으로 졌다. 10승 4패 내셔널리그(NL) 서부 지구 2위는 지켰다. 이정후 타율은 0.333(51타수 17안타), OPS(출루율+장타율)는 0.992로 MLB 전체 20위 안이다.
마이너리그에서 고군분투하는 키움 입단 동기 김혜성도 이틀 사이 홈런 3개를 터뜨리며 MLB 데뷔 꿈을 그리고 있다. 13일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팀(라운드록 익스프레스)과 원정 경기에서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점 홈런을 만든 데 이어 4회에도 비거리가 140m에 이르는 1점 홈런을 쳤다. 연타석 홈런이자 시즌 3호포. 이날 5타수 2안타 2홈런 1볼넷 3타점을 기록했다. 전날에도 이 팀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쳤다. 약점으로 꼽혔던 장타력이 보완되는 모습이다. MLB 홈페이지는 “김혜성이 혜성(Comets)에서 혜성처럼 보일 만한 홈런을 쳤다. 10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운명적인 일”이라고 비유했다. 김혜성이 몸담고 있는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 오클라호마시티는 올해부터 지역 출신 야구 전설 미키 맨틀을 기리고자 그의 별명 ‘커머스 코멧’에서 따와 코메츠(Comets)라고 팀 이름을 바꿨다. 한국말로 혜성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