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의 첫 번째 뉴욕 원정은 분명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다.” -MLB.com-
14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으로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첫 멀티 홈런을 터트리며 맹활약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연일 활약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이정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뉴욕 양키스 3연전에서 이정후는 무려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자이언츠의 2승을 사실상 이끌었다. 지난 12일 1차전에서 올 시즌 첫 홈런이자 결승 홈런인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날은 연타석 홈런으로 홀로 4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2002시즌부터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팀 간 경기인 인터리그가 도입된 이후 자이언츠가 양키스 원정에서 3연전 중 2승을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정후에게 난타당한 양키스 선발 카를로스 로돈은 지난 시즌 16승9패를 기록한 메이저리그 정상급 좌완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11번째 시즌을 맞은 로돈은 197경기에 나서 76승을 거뒀는데, 좌타자가 로돈을 상대로 한 경기에 홈런 2개를 때려낸 건 이정후가 처음이다. 자이언츠의 역사적인 양키스 3연전의 선봉에 이정후가 있었다.
이날 경기 후 로돈도 이정후를 극찬했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좋은 타자이고, 내가 던진 실투를 잘 받아쳤다. 내가 끔찍한 커브를 던지니 이정후가 제대로 응징하더라”며 자신의 실투를 이정후가 놓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양키스의 애런 분 감독도 “주자가 있을 때 상대의 결정적 실수를 놓치지 않은 이정후가 정말 대단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딱 한 번 안으로 말려들어간 커브였다”며 이정후의 날카로운 선구안과 타격을 칭찬했다.
이번 양키스 3연전 활약으로 이정후의 주요 타격 지표도 메이저리그 최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이날 3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4득점 볼넷 1개를 기록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은 0.352로 MLB 전체 5위에 올랐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1.130으로 상승,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이자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왕인 애런 저지에 이어 MLB 전체 2위에 올라있다. 내셔널리그(NL)만 따지면 시즌 타율은 워싱턴 내셔널스의 케이버트 호세 루이즈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라있고 OPS는 NL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전날 2루타를 추가하며 2루타 부문에서 8개로 MLB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날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정후의 활약을 조명하며 “아직 시즌 초반 1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이정후는 이미 2025시즌에서 최고의 돌풍을 예고한 스타 중 한 명으로 보인다”며 “타율 .352, 홈런 3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2루타 8개, 3루타 1개, 11타점, 도루 3개 등을 기록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급상승한 OPS를 두고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넘어온 이후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잘 적응할지에 대한 의문스러운 시선도 빠르게 날려버렸다”고 했다.
자이언츠의 밥 멜빈 감독도 이날 MLB닷컴을 통해 이정후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그는 “이정후는 대부분 처음 상대하는 투수들을 만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그의 컨택 능력이 빛을 발한다”며 “이정후는 어떤 투수의 공도 맞혀낼 수 있다고 느껴지는 선수다. 정확하게 공을 보고 맞췄을 때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평가했다. 팀 동료이자 자이언츠의 선발 에이스인 로건 웹도 “이정후는 관심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며 “이정후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보며 즐겁다. 내 생각에 이정후는 아직 더 발전할 여지가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현지 중계진은 이정후의 연타석 홈런을 보며 “마치 베이브 루스 같다”는 감탄을 표하기도 했다. 미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를 올 시즌 내셔널리그의 유력한 타격왕 후보이자 시즌 MVP 후보까지 거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