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17일(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 1회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Imagn Images 연합뉴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즌 17경기 만에 2루타 10개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단순 계산으론 시즌 95개(162경기)의 페이스다. 이는 1931년 얼 웹(67개)이 세운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2루타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정후는 17일(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올렸다. 2루타 하나와 희생플라이 하나를 더해 ‘멀티히트-멀티타점-멀티득점’을 완성했다. 이날까지 시즌 17경기에서 타율 0.338 23안타 3홈런 14타점 19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42을 기록했다. 자이언츠는 11대4 대승을 거뒀다.

1회 초, 1사 2루 찬스. 상대 투수는 빅리그 통산 104승, 필리스의 에이스 애런 놀라(32). 놀라는 몸 쪽 체인지업으로 정교하게 승부했지만, 이정후는 이를 받아내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17일(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MLB 필라델피아 필리스 경기 5회에서 2루타를 터뜨려 2루로 전력 질주하고 있다. /Imagn Images 연합뉴스

5회 초. 다시 놀라를 마주한 이정후는 이번엔 몸쪽 컷패스트볼을 받아치면서 우익선상 2루타를 만들어냈다. 시즌 10번째 2루타. 지난 경기에서도 하나를 때려낸 그는 이틀 연속 장타로 메이저리그 2루타 부문 단독 선두를 굳건히 했다.

6회 초 1사 만루 상황. 이번에는 놀라 대신 등판한 호세 루이스(31)를 상대로 이정후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 도망가는 점수를 책임졌다. 2타점째. 단순히 안타 생산 능력뿐만 아니라 팀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까지 충실히 수행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수 이정후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 5회에서 득점을 올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Imagn Images 연합뉴스

자이언츠는 1회초 이정후의 안타 이후 맷 채프먼의 안타, 엘리엇 라모스의 볼넷으로 이어진 만루에서 윌머 플로레스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이정후는 홈을 밟았다. 이후 패트릭 베일리의 좌전 안타로 점수를 추가하며 4-0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1회말, 자이언츠 선발 로비 레이(34)가 흔들리며 필리스에 볼넷과 폭투로 2점을 내줘 4-2로 추격당했다.

4회말에도 필리스의 브라이스 하퍼(33)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해 4-4.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잠시 분위기를 내준 자이언츠였지만, 해결사는 다시 이정후였다. 이정후의 5회 1사 주자없는 상황 2루타 이후 채프먼의 중전 안타에 필리스 중견수의 송구 실책이 겹치며 이정후는 홈을 밟았고, 팀은 다시 5-4로 앞서 나갔다.

6회초, 자이언츠는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정후가 이번엔 좌익수 방향으로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6-4로 달아났다. 뒤이어 윌리 아다메스의 밀어내기 볼넷, 타일러 피츠제럴드의 적시타로 2점을 더하며 점수는 8-4까지 벌어졌다.

자이언츠는 7회초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야스트렘스키와 피츠제럴드가 연속 2루타를 기록하며 각각 2점과 1점을 뽑아내 11-4로 점수차를 벌렸다. 자이언츠는 시즌 13승5패, 필리스는 9승7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