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 달 ‘바람의 손자’는 달리고 또 달렸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년 차를 맞은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4월 리그 전체에서 돋보인 선수 중 하나였다. 팀도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공동 선두(19승10패)로 올라섰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29일(한국 시각) MLB 4월 주요 활약 선수들을 올스타와 주목해야 할 선수로 분류하면서 이정후를 중견수 부문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았다. 해당 위치에서 2위에 해당하는 실력이란 얘기다. 올스타로 피트 크로암스트롱(23·시카고 컵스)을 꼽았다. 29일 현재 타율 0.286 5홈런 19타점에 12도루를 기록 중이다.
ESPN은 “이정후는 지난 시즌 37경기만 출전하고 어깨 부상으로 시즌이 종료됐지만, 올해에는 한국 최고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현재 28경기 0.324(108타수 35안타), 3홈런, 16타점, 22득점에 OPS 0.929. 장타 능력을 보여주는 2루타 부문에선 11개로 보비 윗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12개)에 이어 공동 2위다. 밥 멜빈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12~14일)양키스와 3연전은 이정후 시리즈였다”고 평가했으며, 이 시리즈에서 이정후는 3홈런 7타점 OPS 1.171이란 대활약을 보였다.
자이언츠 고민은 이정후 앞 타자인 윌리 아다메스(30)다. 아다메스는 지난 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0.248 32홈런 109타점을 기록해 FA(자유계약선수)로 1억8200만달러(약 2614억원)를 받으며 자이언츠로 이적했지만 올 시즌 0.202 1홈런으로 부진하다. ESPN은 그를 4월 ‘최대 실망’ 유격수로 꼽으며, “공격과 수비 모두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우익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타율 0.405(전체 1위), 홈런 8개로 MVP급 활약을 했다. 이번 시즌 FA를 통해 양키스에서 뉴욕 메츠로 15년 7억6500만달러에 옮긴 후안 소토는 29경기 0.257 3홈런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역시 ‘실망스러운 선수’로 뽑혔다.
MLB닷컴도 지난 시즌 약점으로 꼽혔던 포지션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선수 중 하나로 이정후를 꼽았다. “이정후는 한국에서 2루타 기계로 활약했고, 이번 시즌 헛스윙 비율은 리그 평균 절반 수준인 13.4%로 어떤 공이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