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이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잉글랜드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덴마크와 1-1로 비긴 뒤 연장전에서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2-1 승리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사상 처음으로 유로 대회 결승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1960년 첫 대회부터 잉글랜드는 60년 넘게 단 한 번도 유로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1968년 이탈리아 대회와 자국에서 열렸던 1996년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메이저대회(월드컵·유로)에선 196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이후 무려 55년 만에 결승 진출이다.
당시 자국에서 열렸던 월드컵은 잉글랜드의 유일한 메이저대회 타이틀이기도 하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슬로스타터였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초호화 선수단을 꾸리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조별리그 3경기 동안 단 2골밖에 넣지 못하며 공격력 난조에 시달렸다. 이것도 라힘 스털링 혼자만 기록한 득점이다.
실제로 2승1무(승점 7)로 조 1위에 올랐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토너먼트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중심엔 해리 케인이 있다.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동료인 그는 조별리그 내내 침묵하다 16강부터 3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다.
'앙숙' 독일과 16강전에서 후반 41분 헤더로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했고, 우크라이나와 8강전에선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4강에선 결승골로 잉글랜드 승리에 앞장섰다.
순식간에 4골로 득점 랭킹 공동 2위에 올라선 케인은 결승전에서 2골만 더 추가하면 득점 공동 1위인 파트리크 쉬크(체코)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이상 5골)를 제칠 수 있다.
상대는 부활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스페인과 4강전에서 연장 120분 승부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탈리아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A매치 무패행진 자체 신기록을 33경기(27승6무)로 늘리며 지는 법을 잊었다.
53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유로 우승에 도전하는 이탈리아다.
월드컵에서 4차례(1934·1938·1982·2006년) 우승한 이탈리아는 유독 유로 대회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1968년 자국에서 열린 유로 결승에서 유고슬라비아와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재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해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후 유로2000과 유로2012 대회에선 각각 프랑스와 스페인에 져 준우승에 그쳤다.
한동안 메이저대회 슬럼프에 빠졌던 이탈리아는 2018년 5월 부임한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대회전부터 무패 가도를 달려온 이탈리아는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3경기 7득점 0실점으로 내용도 완벽했다.
토너먼트도 쉬운 대진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순간 승리 본능을 발휘하며 위기를 넘겼다.
16강에서 다크호스 오스트리아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고, 8강에선 세계 1위 벨기에를 탈락시켰다. 그리고 4강전은 승부차기 끝에 웃었다.
이탈리아는 케인 같은 확실한 해결사는 없지만, 탄탄한 중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대회 태클 부문 1~2위(마르코 베라티, 마누엘 로카텔리)가 모두 이탈리아 선수들이다.
한편, 유로2020 결승전은 오는 12일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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