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있는 곳엔 언제나 그들이 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3·폴란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포르투갈)가 UEFA(유럽축구연맹) 2021-2022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에서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둘은 유럽 최고 클럽 대항전인 이 대회가 지난 9월 15일 막을 올린 날부터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하더니, 경기를 치를 때마다 화끈한 드라마를 써가고 있다.

◇100번째 경기에서 해트트릭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레반도프스키는 3일 열린 E조 4차전에서 벤피카(포르투갈)를 맞아 해트트릭(한 경기 3골 이상)을 했다.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4번째였다. 그는 전반 26분 헤딩 선제골을 터뜨렸고, 3-1로 앞서던 후반 16분과 4-2이던 후반 39분에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슛으로 추가 골을 뽑아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전반 추가 시간에 상대 선수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실패하는 바람에 한 경기 4골은 이루지 못했다. 가운데로 가볍게 공을 찼는데, 미리 움직이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골키퍼에게 막혔다. 5대2로 승리한 바이에른은 4전 전승으로 승점 12를 쌓아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결정지었다. FC 바르셀로나(스페인·승점 6)와 벤피카(승점 4)가 2위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하루에 6-7-8호골을 몰아치며 득점 선두를 질주했다. 폴란드 선수로는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100경기 출전도 채웠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시절이던 2010-2011시즌부터 개근한 결과다. 역대 최다 출전 부문 공동 40위. 레반도프스키는 100경기에서 81득점(역대 3위)을 했는데, 이는 ‘메날두’를 넘어서는 골 추세다. 리오넬 메시(34·아르헨티나)는 100경기를 뛴 시점에서 77골, 호날두는 64골을 넣었다.

레반도프스키는 전 세계 축구 선수에게 가장 명예로운 상인 발롱도르(황금공이라는 뜻)를 올해 처음 받을 가능성이 높다. 2020년엔 수상자가 없었다. 이 상을 주관하는 프랑스 풋볼(축구잡지) 측이 ‘코로나 사태로 조기 종료된 리그가 있어 형평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상식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발롱도르는 전 세계 축구기자단의 투표로 선정되며, 2021년 시상식은 이달 29일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달 말 온라인엔 레반도프스키가 이미 득표 1위를 했고, 메시와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2~3위를 했다는 내용이 담긴 파일이 온라인상에 돌아다니기도 했다.

◇'기록의 사나이’는 쉬지 않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호날두는 아탈란타(이탈리아)와 벌인 F조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넣었다. 팀은 2대2로 비겨 조 선두(승점 7·2승1무1패)를 지켰다. 비야레알(스페인)과 승점이 같은데, 상대 전적에서 앞선다.

호날두는 원맨쇼를 펼치며 맨유가 승점 1을 따는 데 이바지했다. 그는 0-1로 뒤지던 전반 추가 시간에 브루누 페르난지스의 힐킥 패스를 받아 골로 연결했고, 1-2로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 시간엔 메이슨 그린우드가 살짝 띄워 넘겨준 공을 논스톱 슈팅해 골 그물을 흔들었다. 4경기 연속 골이자, 대회 5호 골(득점 공동 3위). 특히 최근 3경기에선 결승골을 2번 넣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본인이 보유한 챔피언스리그 최다 득점(139골)과 최다 출전(180경기) 기록도 다시 갈아치웠다.

올레 군나르 솔셰르 맨유 감독은 “우리에게 호날두는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 같은 존재”라고 극찬했다. 조던은 불스에서 NBA(미 프로농구) 통산 우승 6회, 득점왕 10회, MVP(최우수 선수) 5회를 차지한 전설적 스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