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없는 바르사’는 별 볼일 없었다.
FC 바르셀로나가 2021-2022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9일 열린 E조 원정 최종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0대3으로 완패했다. 전반에만 상대팀 토마스 뮐러와 리로이 자네에게 연속 골을 내줘 끌려갔고, 후반 17분 자말 무시알라에게 다시 골을 뺏겼다.
바르셀로나는 E조 2위에서 3위(승점 7·2승1무3패)로 떨어지며 8개조 1-2위만 얻는 16강 티켓을 놓쳤다. 스페인 명문이자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이 구단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도 토너먼트 단계로 오르지 못한 것은 2000-2001시즌 이후 21년 만의 이변이다. 2003-2004시즌엔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하고 한 단계 아래 클럽 대항전인 UEFA컵(현 유로파리그)으로 밀렸다.
바르셀로나는 이번 조별리그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2골을 넣고 9골을 내주는 골 가뭄에 시달렸다. 간판스타였던 리오넬 메시(34·아르헨티나)가 지난 여름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으로 이적하면서 공격력이 급격히 약해진 탓이다.
바르셀로나는 통산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3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레알 마드리드(13회·스페인), AC 밀란(7회·이탈리아), 바이에른 뮌헨(6회·독일), 리버풀(6회·잉글랜드) 다음이다. 정상에 오른 5번 중 4번(2006년·2009년·2011년·2015년)은 메시가 유망주 단계를 거쳐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에 일군 것이었다.
메시와 마지막으로 동행했던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3위, 코파 델 레이(FA컵) 우승,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로 자존심을 세웠으나 이번 시즌은 자국 라 리가 20팀 중 7위라는 ‘종이호랑이’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달 바르셀로나 사령탑에 오른 차비 에르난데스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의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E조에서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16강에 합류한 팀은 벤피카(포르투갈). 이날 안방 최종전에서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를 2대0으로 누르고 3위에서 2위(승점 8·2승2무2패)로 올라섰다.
H조에선 마지막 경기에서 1-2위가 바뀌었다. 유벤투스(이탈리아)가 말뫼(스웨덴)를 맞아 모이스 킨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두고 2위에서 1위(승점 15·5승1패)로 올라섰다. 유벤투스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포르투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로 떠나면서 전력 손실이 생겨 이번 시즌 자국 세리에 A 순위는 5위로 주춤하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에선 8회 연속 16강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H조 선두였던 첼시(잉글랜드)는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와 3대3으로 비겨 2위(승점 13·4승1무1패)가 됐다. 3-2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에 홈팀의 마고메드 오즈도예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날이었던 9일까지 15팀이 16강을 결정지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 첼시와 준우승팀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해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 소속 4팀은 모두 순항했다.
F조 2위를 가릴 비야레알(스페인·승점 7)과 아탈란타(이탈리아·승점 6)의 경기는 이탈리아 베르가모 지역에 내린 폭설 때문에 취소돼 하루 미뤄졌다.
16강 대진 추첨은 13일 오후 8시(한국시각). 시드를 얻은 조별리그 1위팀들과 시드를 얻지 못한 2위팀들이 홈 앤드 어웨이로 대결하는 방식이다. 16강 토너먼트는 내년 2월 재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