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62)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신태용(51)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준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인도네시아의 이르판 자야(왼쪽)가 19일 말레이시아와 벌인 스즈키컵 조별리그 B조 4차전에서 전반 43분 역전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AFP 연합뉴스

베트남은 19일 밤 9시30분에 열린 싱가포르 비샨 스타디움에서 캄보디아와 벌인 스즈키컵 조별리그 B조 4차전에서 응우옌 띠엔 린의 멀티골 활약을 앞세워 4대0으로 크게 이겼다. 인도네시아도 같은 시각 싱가포르 칼랑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B조 4차전에서 4대1 역전승을 거뒀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모두 3승1무로 승점 10점을 확보했고, 골득실도 +9로 같았다. 인도네시아가 베트남을 다득점(13-9)에서 앞서 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201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은 조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인도네시아의 다음 상대는 A조 2위 싱가포르다. 베트남은 결승행 티켓을 놓고 A조 1위 태국과 맞붙는다. 태국은 스즈키컵 통산 최다 우승팀(5회)이다.

베트남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응우옌 띠엔 린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띠엔 린은 전반 27분에도 추가골을 넣었다. 2-0으로 앞선채 전반을 마친 베트남은 후반 10분 부이 띠엔 중, 후반 12분 응우옌 꽝 하이의 추가골을 더해 4대0으로 이겼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조별 리그 4경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비 조직력을 보여줬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13분 말레이시아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이르판 자야가 전반 36분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전반 43분 역전골까지 성공하면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5분 프라타마 아르한의 세 번째 골로 승기를 잡았고, 후반 37분 엘칸 바고트의 쐐기골로 4강 진출을 자축했다. 스즈키컵에서 준우승만 다섯 차례한 인도네시아는 이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간 4강 1차전은 오는 22일 오후 9시30분, 2차전은 25일 같은 시각에 열린다. 베트남과 태국간 4강 1차전은 23일 오후 9시30분, 2차전은 26일 같은 시각에 진행된다. 만약,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각각 싱가포르와 태국을 누른다면 결승에서 한국인 사령탑간 스즈키컵 리턴 매치가 이뤄질 수 있다. 두 팀은 지난 15일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맞붙었지만 0대0으로 비겨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