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이 악연 깊은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약 3년 3개월 만에 골을 넣으면서 토트넘의 5대0 대승에 앞장섰다.

손흥민(토트넘)이 8일 에버턴과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는 모습. 3년 전‘태클 사고’로 에버턴 팬들의 지속적인 야유에 시달렸던 손흥민은 이날 골망을 흔들면서‘쉿’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5대0 대승을 거뒀다. /AFP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8일 에버턴과의 리그 홈 경기에서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전반 17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지난달 26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4대0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골에 이어 리그 2경기 연속 골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공식전에서 12골을 넣었다. 정규리그에서 11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에서 1골을 기록했다.

이날 왼쪽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최전방의 해리 케인, 오른쪽의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호흡을 맞췄다. 전반 13분 에버턴의 자책골에 이어 4분 뒤 손흥민이 두 번째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른쪽으로 돌파하던 케인이 공을 중앙으로 건넸고, 쿨루세브스키의 원터치 패스로 손흥민에게 이어졌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오른발로 골을 만들어냈다. 토트넘은 이후 해리 케인의 멀티 골 등을 더해 5대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골을 넣고는 오른쪽 검지를 입으로 가져갔다. 경기 내내 야유를 퍼부은 에버턴 팬을 향한 세리머니였다. 손흥민은 에버턴과 악연이 있다. 2019년 11월 에버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안드레 고메스에게 깊은 태클을 해 고메스를 수술대에 오르게 했다. 이후 손흥민은 재차 사과했지만 에버턴 팬들은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에서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쏟아냈다. 손흥민은 이를 의식한듯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2018년 12월 멀티 골을 넣은 뒤로 득점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날 골을 터트림과 동시에 ‘쉿’ 세리머니로 관중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현지 매체도 손흥민을 추켜세웠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은 원정팀에 온갖 문제를 안겼고, 케인이 살아날 수 있도록 공간을 창출했다”며 평점 7점을 매겼다. 손흥민은 본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대한 한 주의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