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려한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으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라 불렸던 폴 포그바(31·유벤투스)가 불명예 은퇴 위기에 몰렸다.
AFP 통신은 “이탈리아 반도핑 재판소가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난 포그바에게 4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1일 보도했다. 이 징계는 포그바의 선수 자격이 정지된 지난해 9월부터 소급 적용된다. 포그바는 지난해 8월 이탈리아 세리에A 우디네세와 2023-2024시즌 홈 개막전에서 벤치를 지켰지만, 경기 후 무작위 도핑 검사 대상자에 선정됐다. 그 결과 ‘비내인성 테스토스테론 대사산물’이 검출됐다. 남성 호르몬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은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사용이 금지된 약물이다. 근육량과 폐활량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다.
2011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프로 데뷔한 포그바는 이듬해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 세리에A 4연패(連覇)를 이끌면서 세계 최고 미드필더로 인정받았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이적료 1억5000만 유로(약 2142억원)에 친정팀 맨유로 복귀했다. 당시 기준 역대 최고 이적료였다. 그러나 포그바는 맨유에서 부상과 부진을 거듭한 끝에 2021-2022시즌을 마치고 유벤투스로 돌아갔다. 지난 시즌 6경기 출전에 그쳤고, 올 시즌 시작하자마자 출전 정지를 당했다.
징계가 확정되면 포그바는 30대 중반이 돼서야 돌아올 수 있다. 복귀한다고 해도 오랫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영국 BBC는 “포그바 선수 경력이 끝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전적 손실도 만만찮다. 연봉 800만 유로(약 115억원)를 수령하던 포그바는 세리에A 출전 금지 선수 규정에 따라 유벤투스로부터 최저 임금인 한 달 약 2000유로(약 280만 원)만을 받는다. 포그바는 성명을 통해 “프로 선수 생활로 쌓은 모든 경력을 빼앗겨 슬프고 충격적이다. 판결이 잘못됐다고 믿는다”며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