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프턴의 황희찬. / AFP 연합뉴스

황희찬(울버햄프턴)에게 ‘재키 찬(홍콩 배우 성룡 영어 이름)’이라 부르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마르코 쿠르토(체세나)가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7일 BBC 등 영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쿠르토는 이탈리아 코모 1907에서 뛰었던 지난 7월 울버햄프턴(잉글랜드)과 프리 시즌 연습 경기 도중 황희찬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혐의가 인정돼 FIFA 징계가 확정됐다.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 중 절반인 5경기에 대해서는 2년간 출전 정지 조치 집행이 유예된다.

황희찬은 지난 7월 스페인 전지훈련지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승격 팀 코모1907과 친선 경기 중 쿠르토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고, 이에 격분한 황희찬 팀 동료 다니엘 포덴세(포르투갈)가 주먹으로 상대 선수를 때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코모 구단은 당시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부르는 걸 듣고 우리 선수가 그를 ‘재키 찬’이라고 불렀을 뿐”이라고 반박했지만 동양인을 ‘재키 찬’으로 부르는 데는 그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인종차별적 시각이 내포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는 FIFA에 공식 서한을 보내 황희찬이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근절하기 위해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맷 와일드 울버햄프턴 구단 운영 디렉터는 “이번에 내려진 징계는 축구와 사회에서 인종 차별적 행동이 용납되지 않을 것이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우리 구단은 모두가 존중 받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