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유망주 양민혁이 임대 이적 공식 발표만 남겨둔 분위기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2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양민혁이 오늘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퀸스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 이적한다"라며 "만 18세의 양민혁이 영국 경기의 속도와 신체적 특성을 더 낮은 수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양민혁의 임대 소식은) 앞으로 토트넘이 며칠 안에 공격수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양민혁은 지난해 K리그1 강원FC에서 뛰며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리그 영플레이어상도 수상했다. 그의 재능을 일찍 알아본 토트넘은 2024년 7월 양민혁과 2030년 여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당시 K리그1 2024시즌이 끝난 뒤 영국으로 건너가는 것으로 합의봤다.

그는 당초 예상보다 2주 앞선 지난 달, 토트넘 합류를 마쳤다. 올해 1월1일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1월 초만 하더라도 토트넘 내 부상자가 많아 양민혁의 이른 1군 데뷔 가능성이 언급됐다. 그러나 주요 부상자들이 복귀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보다 팀 내 유스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면서 아직 데뷔전은 치러지지 않았다.

최근 토트넘의 성적 부진도 변수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연패를 기록하며 승점 24점(7승 3무 13패)으로 15위까지 떨어져 강등권과 격차가 좁아지면서 경험이 적은 신인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가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에 양민혁이 챔피언십에서 경험을 쌓고 토트넘으로 복귀하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고 있다.

한국 팬들은 손흥민과 양민혁이 함께 뛰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당장은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

양민혁이 챔피언십으로 이적할 경우, 스완지 시티에서 활약 중인 엄지성과의 맞대결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손흥민은 지난달 17일 영국 매체 '스탠다드'와의 인터뷰에서 "양민혁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달라"고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그는 "양민혁은 K리그 첫 시즌에 12골을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보였고, 두려움 없는 선수"라며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축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에도 미국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는 쉽지 않다"며 "양민혁이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선 언어, 문화 적응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더라도 이곳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항상 기회를 노린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손흥민과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만큼 양민혁은 ‘제2의 손흥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양민혁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쉽게 내주진 않을 것"이라며 경쟁 속에서 발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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