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 지금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는 스트라이커들이다. 이전 시대를 상징하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맞수 구도를 새롭게 재편하는 선수들로 평가받는다. 이름 글자를 따서 ‘메호대전’이 ‘음란대전’으로 바뀌었다는 우스개도 있다.
음바페(27)와 홀란(25)이 20일(한국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충돌했다. 무대는 세계 최고 축구 클럽 팀을 가리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진출권을 놓고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홀란의 맨체스터시티(맨시티·잉글랜드)가 마주 쳤다. 최근 4년간 UCL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2번 우승, 맨시티는 1번 우승·1번 준우승을 거머쥔 강호들. 미리 보는 결승전이란 말이 많았다.
앞서 열린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원정팀 레알 마드리드가 맨시티를 3대2로 이겼다. 이날 2차전에서 맨시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처지. 그러나 음바페의 해트트릭 폭죽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3대1 레알마드리드 승. 합산 6대3으로 레알 마드리드가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UCL 2연패(連覇)를 향한 행보를 이어갔다.
음바페는 전반 4분 만에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그대로 차 넣었다. 골키퍼 키를 넘기는 근사한 로빙 슛이었다. 전반 33분엔 호드리구 패스를 받아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골문 바로 앞에서 오른발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6분엔 페널티 지역 오른쪽 바깥에서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 낮게 깔린 왼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맨시티는 후반 47분 니코 곤살레스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이미 승부는 저문 뒤였다. 홀란은 무릎 부상 때문에 벤치를 지켰다. 음바페는 이날 팀 슈팅(15개) 절반에 가까운 7개를 책임졌고, 그중 5개는 유효 슈팅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16강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레버쿠젠(독일) 중 한 팀을 만난다. 대진 추첨은 21일 열린다.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은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를 연장 접전 끝에 꺾고 16강 티켓을 따냈다. 1차전에서 1대2로 졌던 에인트호번은 2차전에서 3대1로 승리, 합산 4대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1-1(합산 2-3)로 끌려가던 후반 29분 이스마엘 사이바리가 골을 넣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연장 전반 8분 상대 수비 실책성 플레이를 틈타 라이언 플라밍고가 결승골을 넣었다.
도르트문트(독일)는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과 0대0으로 비겨 합산 3대0으로 16강에 진출했고,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은 브레스트(프랑스)를 7대0으로 대파, 합산 10대0으로 16강에 합류했다. PSG 이강인(24)은 후반 15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