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10일 페널티킥을 차고 있다. 공 아래를 오른 발로 '툭' 건드려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고 골을 넣었다. /EPA 연합뉴스

손흥민(33)이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3연패에 빠질 뻔한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토트넘은 1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경기에서 본머스와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43분과 후반 20분에 연속골을 내준 토트넘은 후반 22분 파페 사르의 추격골과 후반 39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비겼다.

토트넘은 13위(10승4무14패·승점 34)에 자리했다. 지난달 27일 맨체스터 시티전(0대1 패), 지난 7일 알크마르(네덜란드)와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0대1 패)에서 2연패를 당하다 얻은 귀중한 무승부였다.

손흥민은 1-2로 뒤진 후반 36분 침투 패스를 받으려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으로 달려갔다. 몸을 던진 상대골키퍼보다 먼저 공을 건드려서 빠져나가려다 다리가 걸려 넘어졌다. 주심의 페널티킥 선언.

손흥민은 공을 툭 차는 ‘파넨카’로 골을 성공시켰다. 골키퍼는 보통 페널티킥에서 방향을 미리 예측해 점프한다. ‘파넨카’는 이를 역이용해 공을 세게 찰 것처럼 하다가 힘을 빼고 가볍게 차면서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는 기술이다. 심리 싸움까지 곁들여졌기 때문에 강심장만이 이용하기도 한다. 손흥민이 찬 공은 낮게 골대 왼쪽으로 날아갔고, 오른쪽으로 몸을 던진 골키퍼가 땅에 떨어질 때쯤 골이 들어갔다.

손흥민은 지난 1월 24일 호펜하임과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이후 10경기 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리그에서 골을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16일 아스널전 이후 7경기 만이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 7골 9도움을 올렸다. 통산 네 번째 10-10(10골-10도움) 달성 가능성도 높였다.

손흥민은 “(파넨카는) 의도한 슛이었다. 훈련에서 정말 많이 연습했다”라며 “침착하게 차려고 했고,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확신을 가지고 슛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