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29)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의 이강인(24)이 나란히 챔피언스리그 8강에 안착했다. 승승장구하는 팀과 달리 둘의 희비는 엇갈렸다. 김민재는 온전치 않은 몸 상태지만 대체 선수가 없어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면서 존재감을 뽐냈다. 반면 이강인은 중요한 경기마다 선발에서 제외되면서 팀 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뮌헨은 12일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공격을 이끈 해리 케인의 활약으로 레버쿠젠에 2대0 승리를 거뒀다. 지난 1차전 홈 경기에서 3대0으로 이겼던 뮌헨은 1·2차전 합산 스코어에서 5-0으로 앞서 8강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지난 보훔과의 분데스리가 홈 경기(2대3 패)에서 휴식을 취했던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상대 핵심 공격수 제레미 프림퐁의 쇄도를 연신 막아내면서 8강행에 제 몫을 했다. 볼 터치 57회, 경합 승리 5회, 패스 성공률 85%의 준수한 기록.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컨디션이 온전치 않음에도 꾸준히 출장 중이다. 이번 시즌 공식전 40경기 중 단 3경기를 제외한 37경기를 뛰었다. 부상이 심해질까 걱정일 뿐, 팀 내 최고 수비수 위치는 견고하다.
반면 이강인은 팀의 극적인 8강행에도 웃을 수만은 없었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이날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전반 12분 터진 우스만 뎀벨레의 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이겼다. 1차전 홈 경기에서 0대1로 졌던 PSG는 합산 스코어가 1-1로 같아졌고,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 PSG는 키커 4명이 연달아 성공시켰다. 리버풀은 2~3번째 키커가 나란히 실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이날 연장전 전반 11분 투입돼 경기 종료까지 약 19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슈팅을 2번 시도했지만 위협적이진 않았다. 최근 이강인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차전에선 아예 나서지 못했다.
두 선수는 주말이 지나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8차전을 위해 대표팀에 소집된다. 이강인은 경기 감각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출전이 필요하다. 반면 김민재는 지친 몸을 회복할 휴식이 필요하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 보호를 가장 우선시할 것”이라면서 “부담 주지 않고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