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이 14일 UEFA 유로파리그 16강 홈 2차전에서 AZ 알크마르를 상대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윌송 오도베르(28번)를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손흥민(33·토트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잉글랜드 토트넘이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AZ알크마르(네덜란드)를 제치고 2024-2025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 리그(UEL) 8강에 올랐다. 14일(한국 시각) 16강 홈 2차전에서 토트넘은 3대1로 승리, 1·2차전 합계 3-2로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손흥민은 시즌 12호 도움을 기록하는 등 3골에 모두 관여했다.

토트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에서 13위에 처져 있고, 이미 카라바오컵(리그컵)과 FA컵에서 탈락했다. UEL이 올 시즌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를 시작으로 레버쿠젠을 거쳐 토트넘까지 16년째 유럽 1부 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아직 프로 무대에서 어떤 대회든 우승컵을 들어본 적이 없다.

UEL은 UEFA 챔피언스 리그(UCL) 다음 등급 유럽 클럽 대항전이다. 토트넘이 유럽 대항전에서 8강 이상 오른 것은 2018-2019시즌 UCL 준우승 이후 6년 만. 당시 손흥민은 박지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UCL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리버풀(잉글랜드)에 0대2로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토트넘은 UEL에선 2012-2013시즌 이후 12년 만에 8강에 올랐는데 그때는 8강에서 바젤(스위스)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토트넘은 다음 달 11일과 18일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리는 8강 1·2차전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 4강 진출을 가린다. 올 시즌 UEL 결승은 5월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펼쳐진다.

그래픽=이철원

이날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전반 26분 손흥민이 알크마르 수비수 바우터르 후스에게 맹렬하게 달려들며 압박하자 후스의 패스가 끊기며 페널티 지역 쪽으로 흘렀고, 이를 잡은 도미닉 솔란케가 정면으로 공을 내줬다. 골문 앞으로 달려든 윌송 오도베르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 3분 만에 1·2차전 합계 2-1을 만드는 역전 골을 넣었다. 제임스 매디슨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매디슨에게 다시 공을 줬고, 매디슨은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공식전 12번째 도움. 손흥민은 EPL에서 9개, UEL에서 2개, FA컵에서 1개 어시스트를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 11골(EPL 7골, UEL 3골, 리그컵 1골)을 기록한 손흥민의 시즌 공격 포인트는 23개(11골 12도움)가 됐다. 토트넘은 후반 18분 패스가 끊기며 페이르 코프메이너르스에게 득점을 내줘 1·2차전 합계 2-2 동점을 이뤘으나 11분 뒤 8강으로 가는 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앞으로 내준 패스를 받은 제드 스펜스가 골문 앞으로 연결한 공을 솔란케가 발뒤꿈치로 절묘하게 흘렸다. 이를 오도베르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합계 3-2를 만들었다. 프랑스 출신 21세 공격수로,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으로 이적한 오도베르는 부상 등으로 고전하다 이날 팀 데뷔골과 두 번째 골을 몰아넣으며 영웅이 됐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은 매 경기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오늘도 헌신적인 플레이로 몇 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다”며 “팀 핵심을 이루는 네 선수인 손흥민과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함께 뛴 것이 작년 10월 이후 오늘이 처음이었다. 네 명이 함께 뛰는 것은 우리에겐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