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정말 박지성의 후배가 될 수 있을까. 그의 에이전트가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을 직접 방문했다는 소식이다.

스페인 ‘렐레보’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는 16일(한국시간) “스페인 에이전트 하비에르 가리도가 이번 주에 영국에서 많은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톤 빌라, 에버튼 등 여러 PL 클럽들과 만났다. 이번 여행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여름 이적시장에 관한 대화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가리도는 이강인의 에이전트로 잘 알려져 있다. 모레토는 “가리도는 이강인과 압데 에잘줄리(레알 베티스), 하비 게라(발렌시아), 이냐키 페냐(바르셀로나), 헤수스 포르테아(레알 마드리드) 등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모레토는 스페인에서도 공신력 높은 기자 중 한 명이다. 특히 마요르카를 담당하며 이강인에 대한 애정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22-2023시즌엔 이강인을 둘러싼 이적설을 가장 빠르게 보도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가리도의 이번 영국행 보도에도 많은 한국 팬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그가 관리하고 있는 선수 중 이강인보다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없다. 맨유를 비롯한 PL 빅클럽이 원할 선수로는 이강인이 가장 유력하다.

실제로 이강인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PL과 연결된 바 있다. 당시 이강인에게 관심 있다고 보도된 팀만 아스날과 맨유, 뉴캐슬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 노팅엄 포레스트 등 한두 개가 아니었다.

당시 렐레보는 “아스날은 이강인을 정말 좋아한다. 아직까지는 공식적인 대화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아스날에 어울리는 프로필이다. 맨유와 뉴캐슬도 그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영국 ‘디 애슬레틱’도 이강인이 아스날의 영입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이강인을 주시하는 팀은 아스날뿐만이 아니었다. 이탈리아 ‘투토 메르카토’는 “뉴캐슬과 맨유는 여러 차례 스카우트를 파견해 이강인을 관찰했다. 두 팀은 정보를 문의했고, 앞으로 며칠 동안 영입을 시도할 것이다. 첫 접촉은 이미 이뤄졌다. 평가액은 약 4000만 유로(약 604억 원)에 달한다. 금액은 협상이 시작되면 바뀔 수 있다”라고 알렸다.

여기에 손흥민의 토트넘과 PL 3위를 달리고 있는 ‘돌풍의 팀’ 노팅엄까지 거론됐다. ‘온 더 미닛’은 “토트넘과 노팅엄이 맨유, 뉴캐슬과 함께 이강인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라며 “이강인은 주전 자리를 잃었고, PSG가 그를 현금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토트넘과 노팅엄도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이강인은 이적 대신 PSG에 남았다. ‘레퀴프’와 디 애슬레틱 등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에 대한 문의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그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당시 레퀴프는 “PSG는 이강인에 대한 문의도 여러 차례 받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8월부터 모든 대회를 통틀어 24경기 출전, 14회 선발 출전한 이강인과 헤어질 생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올 시즌에도 “이강인은 내가 PSG에 온 뒤로 상승 궤도에 올랐다. 좋은 기록을 갖고 있다. 스트라이커, 윙어, 가짜 9번 등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라며 “난 이강인을 좋아한다. 그는 훌륭한 태도를 갖고 있고, 그의 경기력은 부인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강인은 흐비차 크바라첼리아가 새로 합류한 뒤 벤치 멤버로 밀려났다. 우스만 뎀벨레가 미친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스트라이커로 낙점받았고, 데지레 두에와 브래들리 바르콜라도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결국 이강인은 중앙 미드필더로도 측면 공격수로도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한 채 로테이션 자원이 되고 말았다. 그는 리버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아예 결장했고, 2차전에서도 연장전에서 투입됐다. 이강인의 입지가 얼마나 좁아졌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PSG가 다가오는 여름 이강인을 판매할 것이란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풋 01’은 이달 초 “이강인과 PSG가 결별한다! 이강인은 아마도 PSG에서 마지막 몇 주를 보낼 듯하다. 클럽은 올여름 그와 결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눈에 한 번도 확실한 선발 선수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오랫동안 럭셔리 조커로 활동했지만, 지난 몇 주간 팀에서 사라졌다. 출전 횟수도 줄었고, 출전 시간도 점점 짧아졌다”라며 “이게 바로 ‘PSG 인사이드 액투스’에 따르면 이강인의 올여름 방출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이유다. 이강인 판매는 이미 PSG 보드진에 의해 결정됐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미 이강인은 ‘거의 떠날 게 확실한 선수’로 간주되고 있다는 것. 풋 01은 “PSG에서 2년을 보낸 이강인은 결국 나가야 할 처지가 됐다. 계약은 2028년 6월까지이며 약 700만 유로(약 109억 원)의 연봉을 받는 걸 감안할 때 쉽게 짐을 싸려고 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PSG 라커룸 규모에 비하면 적당한 액수지만, 더 작은 클럽에서는 분명 그만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프랑스 ‘스포르트’ 역시 “이강인은 PSG 중원에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자 영입됐지만, 결코 필수적인 선수가 되지 못했다”라며 “PSG 보드진은 새로운 지원군이 올 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강인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 파리에서 제대로 된 자리를 찾지 못한 그를 되살리기 위해 임대를 선택할지 혹은 이적을 선택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이강인의 에이전트가 맨유 구단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가 맨유 유니폼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게 됐다. 현재 맨유는 후벵 아모림 감독 밑에서 팀을 새로 꾸리고 있다. 마커스 래시포드는 이미 아스톤 빌라로 임대를 떠났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도 미래가 불투명하다.

영국에서도 이강인이 맨유에 좋은 영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브 미 스포츠’는 “맨유는 공격력이 다소 부족하고, 가르나초와 래시포드의 퇴장이 임박했다. 올드 트래포드엔 새로운 공격수가 필요하다. 이강인은 PSG에서 주전 자리를 굳히지 못했기 때문에 맨유 이적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 그는 아모림 체제 맨유에서 첫 번째 계약이 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또한 매체는 “현재 맨유는 아마드 디알로와 브루노 페르난데스만이 위협적이다. 파이널 서드에서 필요한 건 이강인 영입일 수 있다”라며 “재정이 허락한다면 맨유는 여전히 유럽 전역에 구혼자를 두고 있는 이강인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몇 주 안에 그를 영입하려는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풋볼 팬캐스트’도 맨유가 이강인을 영입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매체는 “축구통계매체 ‘FBref’는 이강인을 2024년 로드리에 이어 발롱도르 2위를 차지한 슈퍼스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비슷한 선수로 평가했다”라며 “이강인은 의심할 여지 없이 래시포드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고, 아모림만의 센세이션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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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파리 생제르맹, 리그 1, RTV 뷰즈, 골포스트 아시아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