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서는 아무리 득점해도 발롱도르 후보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해리 케인(32, 바이에른 뮌헨)이 10년 넘게 몸담았던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이유를 밝혔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케인은 더 커지고 있는 ‘아우라’가 그를 발롱도르로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경쟁력이 토트넘 홋스퍼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22일 오전 4시 45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K조 1차전에서 알바니아와 맞붙는다.
케인은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롱도르 수상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발롱도르 수상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100%다. 지난 시즌에도 40골 이상 넣었다. 하지만 분명히 우승 트로피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절대로 수상하지 못할 거라고 느꼈다”라고 답했다.
2023년 여름까지 뛰었던 토트넘 이름도 언급됐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는 아무리 골을 넣어도 결국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면 발롱도르 후보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난 토트넘 시절 발롱도르 10위에 오른 적 있다. 그게 아마 내가 할 수 있는 최고 순위였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케인과 손흥민,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꾸려진 이른바 ‘DESK 라인’과 함께 전성기를 보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지휘 아래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 거듭나면서 프리미어리그(PL) 우승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토트넘은 2016-2017시즌엔 첼시에 밀려 리그 2위에 머물렀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올랐던 2018-2019시즌에도 리버풀을 넘지 못했다. 2020-2021시즌에는 리그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나 무릎 꿇었다.
결국 토트넘과 케인은 ‘무관의 아이콘’이 됐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째 무관이고, 케인 역시 대표팀 커리어까지 통틀어도 트로피가 하나도 없기 때문. 케인은 지난해 여름 열린 UEFA 유로 2024에서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처럼 인생 내내 계속된 트로피 갈증이 케인으로 하여금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손흥민과 8년 동안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PL 최다 합작골 기록(47골)을 세웠지만, 2023년 여름 우승을 찾아 바이에른으로 떠났다. 다만 지난 시즌엔 바이에른이 11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올 시즌은 분위기가 다르다. 바이에른은 리그 8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2위 레버쿠젠을 6점 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 중이다. 이대로라면 케인의 오랜 숙원인 우승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케인은 “지금은 (발롱도르) 기회가 있다. 그게 아마도 내가 말하는 ‘더 큰 무대에서, 전 세계적으로 더 존중받는다’라는 의미일 것”이라며 “그러려면 충분히 많은 팀 트로피를 차지해야 하고 40골 이상을 넣어야 한다. 이번 시즌에는 가능성이 있다. 정말로 내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라고 강조했다.
결국엔 우승과 발롱도르가 토트넘을 떠난 이유이자 바이에른을 택한 이유다. 케인은 “바이에른 같은 클럽에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감과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몰아붙이는 데 도움이 됐다. 이런 수많은 기회를 얻을 때, 한 시즌에 30골에서 40골을 넣을 것으로 기대받을 때. 난 그런 기대를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 자신의 활약에 대해 더욱 압박감이 커진 느낌이다. 난 확실히 더 발전했고, 더 잘해졌다고 느낀다. 아마 선수로서 내 ‘아우라’가 예전보다 조금 더 존중받는 느낌이다. 왜냐하면 중요한 빅매치들을 뛰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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