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표정이 이럴까 - 리즈 유나이티드의 조엘 피로에(10번)가 22일 스토크 시티와 벌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홈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마노르 솔로몬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리즈 시절’을 아십니까. 그 인터넷 유행어를 낳았던 잉글랜드 축구 팀 리즈 유나이티드가 세 시즌 만에 1부 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돌아온다.

리즈는 22일(한국 시각)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44라운드 홈경기에서 한국 국가대표 배준호(22)가 선발로 나선 스토크시티를 6대0으로 대파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94(27승13무4패)를 기록, 번리(승점 94)에 1대2로 패한 3위 셰필드 유나이티드(승점 86)와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리면서 두 경기를 남겨 놓고 최소 2위를 확보, 다음 시즌 EPL에서 뛰게 됐다.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선 1~2위가 EPL로 자동 승격한다.

잉글랜드 북부 도시 리즈(Leeds)를 연고로 하는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1년 마크 비두카와 리오 퍼디낸드, 로비 킨, 해리 키웰 등을 앞세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던 명문 클럽이다. 1부 리그 우승도 세 차례 차지했다.

리즈는 한국에선 전성기를 뜻하는 ‘리즈 시절’이란 유행어 주인공인 팀이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2005년 무렵 팀 동료이자 잘생긴 외모로 인기를 끌었던 앨런 스미스가 부진에 빠지자 국내 유럽 축구 팬들은 ‘스미스가 리즈에서 뛰던 시절엔 대단했는데 맨유 와서 활약이 예전 같지 않아 안타깝다’는 등 댓글을 달았다. 이때 EPL에 입문한 신생 팬들도 아는 체하려고 ‘스미스 리즈 시절 후덜덜’ 운운하며 동조하자,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다른 팬들이 ‘베컴 리즈 시절’ ‘지단 리즈 시절’ 등 아무 상관없는 스타들로 장난 댓글을 단 것이 인터넷 밈이 됐다. 이후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시기’를 뜻하는 관용구처럼 자리 잡았다

한때 재정난으로 3부 리그까지 추락했던 리즈는 2020-2021시즌 EPL로 승격했지만, 2023-2024시즌 다시 2부로 떨어졌는데 올 시즌 리그 최다 득점(89골)을 올린 화끈한 공격을 앞세워 3년 만에 EPL 무대를 누비게 됐다. 리즈와 승점이 같은 번리는 2부 리그 강등 뒤 곧바로 승격 기쁨을 맛봤다.

챔피언십 3~6위는 EPL행 마지막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3위와 6위, 4위와 5위가 홈 앤드 어웨이로 경기를 펼쳐 이긴 팀끼리 웸블리 구장에서 단판 승부로 승격 팀을 가린다. EPL 명문 클럽이 연이어 2부와 3부 리그로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성원을 보내는 팬들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다큐 시리즈 ‘죽어도 선덜랜드’로 유명한 선덜랜드는 현재 4위(승점 76)를 달리고 있어 2016-2017시즌 이후 처음으로 EPL 승격을 꿈꾼다.